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 시설인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과연 안전한가.
감사원은 이날 문화재 보수·관리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첨성대가 “2009년 이후 해마다 1㎜ 정도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분석은 첨성대의 구조적 안전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돼 충격적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첨성대 정밀구조안전진단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조적 안전에는 영향이 없고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감사원이 해마다 첨성대가 기울고 있다고 분석한 근거는 무엇일까. 감사원은 “2009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계측수치와 감사기간 중이던 지난 1월 계측수치를 비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10월 정밀 계측 결과 첨성대가 북쪽 지반이 침하되면서 북쪽으로 200㎜ 기울어진 사실(상단부 기준)을 확인했다. 그런데 감사원과 연구소가 지난 1월 계측한 결과 204㎜가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반론도 있다. 한 석조문화재 전문가는 “석조문화재의 특성상 기울기는 계측 오차는 물론 계절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기울었다 복귀하는 등 조금씩 변동이 있다”며 “2009년 200㎜에서 2014년 204㎜가 됐다고 해서 해마다 일정 비율로 기울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그는 “9.17m 높이의 첨성대가 1.19도 기울었다는 것인데 이 수치로 구조적 안전의 심각성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울기의 추이, 지반침하 정도 등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구조적 안전의 우려는 없는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감사원이 지적한 ‘근본적 원인 파악’ ‘석재 추락위험에 따른 보호책 마련’ 등을 경주시가 진행하는 정밀구조안전진단 용역에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