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비아그라 주의보…함부로 먹으면 심각한 부작용

2015.02.25 12:12 입력 2015.02.25 16:17 수정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의약품 사이트를 운영하며 위조한 비아그라 등을 판매해 온 혐의(약사법 위반)로 정모씨(45)를 구속하고, 정씨의 동생(38)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의뢰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판매한 가짜 비아그라에는 실데나필 성분이 정품보다 3~12배 더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졸중, 심장마비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치사량이다.

이같은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 불법 유통은 비아그라 발매 이후부터 15년 이상 근절되지 않고 있다. 블랙마켓 조사 전문 웹사이트인 하보스코프닷컴(www.havoscope.com)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2000억 달러(약 219조원)에 달한다. 미국 오타와대학교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위조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세관에 적발된 짝퉁 비아그라. 매년 150만정 이상이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본부세관 제공

인천세관에 적발된 짝퉁 비아그라. 매년 150만정 이상이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본부세관 제공

이중 압도적인 양으로 줄기차게 암거래되는 위조의약품은 다름 아닌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의 원조)다.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제약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 107개 국에서 화이자제약의 위조의약품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무려 85% 가량을 가짜 비아그라가 차지하고 있다.

정품 비아그라는 육각형의 파란색 알약으로 일명 ‘블루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후 출시된 국내 제약사의 상당수 복제약이 파란색의 육각형 모양이라 비아그라 디자인을 모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인 특허 소송까지 번지기도 했다.

가짜 비아그라는 대부분 이와 유사한 모양, 색상으로 제조되지만 일본에서는 육각형의 모양은 같지만 색상을 금색으로 바꾼 ‘골드 비아그라’가 나오는 등 다양한 위조약이 등장했다. 불법으로 제조된 위조 비아그라의 주 유통망은 온라인과 성인용품점이다.

화이자제약에서 위조의약품을 적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글로벌 시큐리티팀의 이케다 테츠야 디렉터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거의 대부분이 가짜 제품”이라며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피하는 법은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지 않고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아그라 가짜 식별 요령. 최근에는 홀로그램까지 위조하는 경우도 있어 블루다이아몬드 웹사이트에서 조회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비아그라 가짜 식별 요령. 최근에는 홀로그램까지 위조하는 경우도 있어 블루다이아몬드 웹사이트에서 조회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유효 성분 함량 및 제조 과정에서의 안전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전문의들은 실데나필 성분을 과다 복용할 경우, 급격한 심혈관계 부작용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히려 비아그라 성분이 아예 없는 가짜약이 안전성 측면에서 더 낫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가짜 비아그라는 ‘블루다이아몬드’ 웹사이트에서 비아그라 제품 패키지에 인쇄된 시리얼 넘버(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정품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비뇨기과 양대열 교수는 “실제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환자 4명 중 3명은 부작용을 경험하였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라며 “반신마비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사례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전문의약품인 만큼, 비뇨기과에서 상담을 통해 처방을 받아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발기부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발기부전약 밀반입국이다. 밀수 발기알약 중 60~70%는 가짜약으로 추정될 정도다. 남성과학회가 국내 만 30세 이상 성인 남성 4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열 명 중 세 명은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31%), 두 명은 호기심 때문에(23%) 음성적인 거래로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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