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익사이트(EXCITE) 125를 탔다. 가속이 부드럽다. 전국 롯데리아 매장에 납품되는 모델이다. 배기량은 124.1㏄.
배달용으로 납품된다는 말에 잠시 선입견을 가졌다. 그러나 실물을 보니 그런 우려가 눈 녹듯 사라진다. 흔히 길거리에서 목격되는 ‘배달용 오토바이’와는 딴판이다. 커뮤트(출퇴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디자인이 매끈하다.
볼륨감 있는 뒤태다. 큼지막한 테일램프로 감성과 시인성을 매조지 했다. 차체 페어링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졌다. 계기반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속도계와 유량계, 누적주행거리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차체 무게는 113㎏. 핸들을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다. 마치 자전거를 이동시키는 것처럼 수월하다.
좁은 공간에서도 180도 방향을 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업용으로 유리하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는 탠덤이나 장거리 주행 시 라이더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730㎜의 낮은 시트고는 누구나 쉽게 도심을 누빌 수 있게 만들어 준다.
4사이클 SOHC 단기통엔진을 탑재하고 16비트 ECU로 컨트롤 되는 DCP-FI 연료분사 시스템을 갖췄다. 완벽한 연소를 만들어 내어 부드럽고 강력한 가속력을 제공한다. 또한 배기가스와 연료소비를 줄여 고연비(52.3㎞/ℓ)를 실현했다.
최고 출력은 7500rpm에서 8.7마력, 최대 토크는 6000rpm에서 0.95kgm이다. 동급대비 부족함이 없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속도를 올리는 데는 부담이 없다.
좁은 공간에서의 날렵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게다가 갤갤 거리지도 않고 순식간에 빠져나가니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 제한속도를 지키며 유유히 이동하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풀페이스 헬멧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는 시트하단 수납함은 모터사이클 통근을 알리고 싶지 않은 커뮤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헬멧에 눌려진 머리만 제대로 정리한다면 정장 수트를 입고 출퇴근해도 눈치 채지 못할 것.
서스펜션도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적당한 감쇄력으로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담스럽지 않고 요철을 지날 때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
브레이크 성능도 나쁘지 않다. ABS 브레이크는 아니지만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한 프론트 브레이크와 드럼 방식의 리어 브레이크가 안정적인 제동력을 제공한다. 그래도 고속에서 리어브레이크를 급격하게 잡으면 슬립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격은 249만원. 다른 브랜드 대비 내구성이나 성능이 외식 업체 상용 모터사이크로 익사이트 125가 채택된 이유다. 스즈키 코리아 강택환 과장에 따르면 이전 모델에 비해 유지 보수 비용이 30퍼센트나 절감됐다고 한다.
군더더기 없는 날렵함에 부드러운 가속력, 안정감을 주는 빵빵한 뒤태는 ‘가성비 갑’이라는 주장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뒷받침 한다. 게다가 우월한 연비는 시티 커뮤트라는 컨셉 뿐 만아니라 상용 스쿠터로의 선택을 주저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