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왜 이렇게 앞이 흐려 보이지?”
순간적으로 눈앞이 흐려 보였던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라면 전신피로, 눈의 피로, 과도한 햇빛노출 등이 원인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근시·원시·난시 등의 굴절이상과 노안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질 수도 있다. 특히 시력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과질환이나 신경계통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되면 보다 정확하게 검진받아야한다.
안개가 낀 듯 뿌옇게 흐려 보이면 이는 백내장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백내장은 눈 속에서 카메라렌즈에 해당하는 투명한 수정체가 노화 등으로 인해 혼탁해지면서 나타난다. 심각한 질환은 아니며 수술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주변시야가 흐려 보이면서 시야가 점진적으로 또는 갑자기 좁아지고 있다면 이는 녹내장증상이다. 백내장과 달리 즉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야가 더욱 좁아져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굴절이상, 즉 근시·원시·난시가 원인이라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을 맞춰 착용하면 된다. 영구교정을 원한다면 라식·라섹 같은 레이저시력교정술이나 렌즈삽입술로 가능하다. 노안은 돋보기나 다초점안경을 착용하거나 노안레이저수술, 각막인레이(Inlay), 노안교정인공수정체 삽입수술 등 수술로 교정할 수 있다.
시야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듯한 증상을 겪으면 시야가 흐려 보일 수 있다. 날파리증 또는 비문증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대부분 특별한 질병 없이도 나타나지만 갑자기 증상이 심해진다면 망막이 내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나 이전 단계인 망막찢김일 가능성이 있다. 망막박리인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며 망막찢김인 경우는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다.
라식·라섹수술 후나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해도 렌즈표면에 단백질 같은 침착물이 쌓여 시야를 흐리게 할 수 있다. 이밖에 임신 중이거나 방부제가 든 안약을 사용할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려 보일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시야흐림증상과 함께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주요 안과질환일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고 고도근시나 당뇨병, 심혈관계질환이 있다면 보다 정확히 검진받아야한다.
더욱이 60세 이상이고 갑자기 한쪽 눈이 흐려 보인다면 ‘황반원공’을 의심해봐야한다. 황반은 눈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부위로 황반원공은 황반조직이 떨어져 나가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수술로 구멍을 메워야한다.
시력왜곡현상이 동반되면서 점진적으로 시력이 상실되는 현상은 ‘노인성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황반부위가 손상돼 시력이 떨어지면서 실명에 이르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시야를 흐리게 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흐린 시야와 더불어 복시(겹쳐 보이는 현상), 주변시야감소, 맹점, 빛번짐, 어두워지는 증상 등으로 시력이 나빠진다면 안과질환이나 뇌졸중, 뇌출혈 같은 응급질환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한다.
<헬스경향 무지개성모안과 동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