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5차 핵실험 파장

김정은, 은폐 대신 ‘핵능력 과시’ 선택

2016.09.13 20:49 입력 2016.09.13 21:31 수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핵탄두 탑재 ICBM 발사 가능성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핵보유국 지위 기정사실화 의도

북한이 지난 2월7일 서해 위성발사기지에서 발사한 장거리 로켓 광명성호. 이미지 크게 보기

북한이 지난 2월7일 서해 위성발사기지에서 발사한 장거리 로켓 광명성호.

올 한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그 긴장의 중심에 있다. 핵과 발사체, 모두 한반도의 군사적 질서를 바꾸는 핵무기로 수렴되는 움직임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시행 후 오히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시간 내 핵 무력 능력을 과시해 핵 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 기술 수준과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모호성 대신 ‘능력 과시’

북한은 대량의 미사일 발사와 4·5차 핵실험을 통해 비핵화 협상이 아닌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 변화 등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의 협상을 미국에 강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핵·미사일 발전 수준을 감춤으로써 모호성을 유지하던 ‘김정일 시대’ 방식이 아닌 과감하고 노골적으로 핵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위협 수준을 높여 왔다.

북한의 다음 도발 카드는 노동당 창건 71주년(10월10일)에 맞춘 모의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거리 9000~1만2000㎞인 KN-08미사일 계열에 탑재 가능한 무게 500㎏ 이하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과시하기 위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이후 탄도미사일 40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5년 동안 북한은 탄도미사일만 40발을 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18년 동안에 발사한 16발의 2.5배다. 2016년 올 한해만도 22발을 쐈다.

그동안 김정은 시대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스커드 16발, 노동 11발, 무수단 6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발, 대포동 장거리탄도미사일 3발 등이다.

미사일 전력 측면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앞질러 있다. 스커드와 노동·무수단 등 미사일을 최소 1200발 이상, 이동식 발사차량(TEL)은 10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이동식 발사차량의 경우 4축에 바퀴 수가 8개는 스커드 계열 발사용, 5축에 바퀴수 10개는 노동미사일 발사용이다.

■‘KN’과 ‘화성’ 시리즈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대포동 등 지명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2000년 이후 신형 탄도·순항미사일을 포함한 장거리 무기를 개발한 것이 포착되면서 북한(North Korea) 영문 이니셜 앞뒤를 바꾼 ‘KN’에 숫자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코드명을 부여하고 있다. 발견되는 순서에 따라 숫자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대함 순항미사일 KN-01부터 신형 이동식 ICBM인 KN-14까지 있다. KN-01은 북한이 2003년 2월 첫 발사한 중국제 ‘실크웜’을 개조한 것이다. KN-14의 경우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후 KN-08의 개량형으로 분류됐다가 나중에 KN-14로 명명했다. KN-05는 공대함 순항미사일, KN-11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다만 KN-09는 300㎜ 대구경 다연장포로 미사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북한은 ‘화성’이라는 명칭 아래 탄도미사일을 새로 개발할 때마다 숫자를 하나씩 늘리는 방식으로 이름을 붙이고 있다.

가령 ‘화성-5호’는 1980년대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 B, ‘화성 6호’는 스커드 C, ‘화성 7호’는 노동, ‘화성 9호’는 스커드 D, ‘화성-10호’는 무수단, 화성-8·9호는 장거리미사일인 대포동 1·2호, ‘화성 13호’는 KN-08 등이다. SLBM은 북극성으로 명명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탄도미사일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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