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 대통령과 양자회담 돌연 취소…오락가락 ‘추’

2016.11.14 21:53 입력 2016.11.14 23:03 수정

민주당 추미애 대표, 당내 반발로 하루도 못 가 ‘없던 일로’

리더십 타격에 촛불 민심 후폭풍 가능성…청 “당혹스럽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박 대통령과 양자회담 돌연 취소…오락가락 ‘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58·사진)가 14일 당내 논의도 거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국 수습을 위한 양자회담을 돌연 제안했다 당내 반발로 하루도 못 가 취소했다.

추 대표의 양자회담 제안을 박 대통령이 즉각 수용해 1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추 대표의 양자회담 일정이 확정됐지만 당 안팎의 강력한 반발에 밀린 추 대표가 회담을 취소한 것이다.

엄중한 시국에 제1야당 대표의 무책임한 양자회담 제안과 일방적 취소로 정국은 더욱 꼬이게 됐다. 추 대표는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고, 민주당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100만 촛불 민심’의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밤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추 대표와 박 대통령의 양자회담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추 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박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총의가 모아진 만큼 양자회담은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고, 그런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추 대표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에게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한 담판 성격의 양자회담을 열자고 전격 제안했다. 추 대표는 당내는 물론 국민의당·정의당 등 다른 야당과의 사전 협의 없이 회담을 제안했다. 이후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추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15일 오후 3시에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추 대표가 역사적인 시기에 중요 회담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에 제안하기 전 당의 어떤 기구에서도 양자회담 문제를 논의하거나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담이 박 대통령에게 정치복귀 명분을 주는 ‘생명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추 대표 홀로 ‘100만 촛불 민심’을 대표할 수 있다는 오만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른 야당은 “야권 분열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내는 등 야 3당 공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후 4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확정한 뒤 양자회담 취소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다수 의원들이 추 대표의 일방적 양자회담 추진을 성토했다.

의원들은 양자회담을 갖되 추 대표가 박 대통령 면전에서 ‘퇴진’을 최후통첩하는 방안, 야 3당 대표와 함께 박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 양자회담을 취소하는 방안 등을 놓고 논의한 결과 회담을 아예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의총은 4시간50분 만인 8시50분쯤 끝났다.

이날 추 대표의 회담 제안→청와대 수용→추 대표의 회담 취소까지 14~1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추 대표가 이날 밤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는 소식을 접한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이라 당혹스럽다”면서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해 둔 상태인 만큼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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