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공범’ 박근혜

“박태환, 박근혜 행사 안 가 미운털 박혔다”

2016.11.20 22:12 입력 2016.11.21 10:41 수정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왜 올림픽 출전 막아야만 했나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왜 박태환(27)의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했을까.’

박태환 측이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직접 협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다. 박태환의 에이전트사인 에스피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20일 “지난 5월 김종 당시 차관과 1시간 이상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박태환의 아시아선수권 대회 일정이 끝나는 21일 이후 전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의 박태환에 대한 압박은 지난 19일 SBS 보도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김 전 차관은 지난 5월25일 이른 아침 박태환과 박태환 측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박태환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도 알아봐 주겠다”며 회유했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배석한 이 자리에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을 포기하면 추후 대한체육회 규정을 바꾸도록 해 대표 복귀 길을 터줄 수 있다고 했다. 또 박태환이 단국대 교수가 되는 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박태환

박태환

박태환의 리우행을 막으려는 문체부의 압력은 집요하게 이뤄졌다. 2014년 9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년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마치고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를 통해 대표 자격을 회복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금지 약물로 징계받은 선수는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을 들어 박태환을 대표로 뽑지 말도록 체육회에 압력을 가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이중처벌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이라 대한체육회는 이 규정을 개정하려던 차였다.

하지만 문체부는 지난 4월6일 열린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에서 ‘특정선수를 위한 규정 개정은 없다’는 의견을 내도록 했고, 이를 근거로 대한체육회는 다음날(7일) 박태환의 리우행 불가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차관이 문체부 체육정책관과 친정부 인사들을 동원해 공식 절차를 무시하고 추진한 일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온갖 장애와 회유에도 불구하고 결국 CAS 제소에서 승리해 올림픽에 나갔다. 정부와 싸우느라 힘을 소진한 박태환은 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탈락 했지만, 지난달 전국체전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

김연아

김연아

근본적인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전 차관은 왜 그토록 강경하게 박태환의 리우행을 막으려 했을까. 스포츠 4대악의 대표 사례인 약물복용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면 국가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이유만으로는 문체부가 거대한 권력의 힘을 동원하고, 선수를 협박까지 한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의 고위관계자는 20일 “박태환이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후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협박 사실 폭로 이후 김연아도 2014년 박 대통령이 나선 늘품체조 시연행사에 초청받고도 참가하지 않은 이후 불이익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에스피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우리도 그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이 녹취록에는 김연아 이야기도 나온다. 모든 것은 녹취록을 통해 여러분들이 판단하고,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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