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국정원 댓글 수사로 한직 전전
한, SK·현대차 이어 ‘대기업 저격’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수사팀장(57·사법연수원 23기·왼쪽 사진)이 ‘화려한 부활’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반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검찰 수뇌부와 각을 세워 3년간 한직으로 밀려났다.
특검팀에서 이 부회장 수사를 주도했던 윤 팀장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에 양재식 특검보(51), 한동훈 부장검사(44·오른쪽), 김영철 검사(44), 박주성 검사(39) 등과 함께 나갔다.
윤 팀장은 검찰 내에서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맡는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 대검 연구관 때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 수사에 투입됐고 대검 중앙수사부 시절에는 현대자동차 비자금 의혹 사건과 C&그룹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을 때는 LIG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 사건을 수사해 구자원 회장 등 3부자를 모두 기소했다.
그러나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팀장을 맡으면서 ‘고난의 길’이 시작됐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지만 법무부의 반대에 막혔다.
이어 상부의 허가 없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국정원 직원을 체포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듬해 그는 한직인 대구고검으로 밀려난 뒤 요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검이 ‘영입 1호’로 윤 팀장을 지목했을 때 일부에서는 그와 박근혜 정부와의 악연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팀장의 후배 검사들은 그를 “정치적으로 매우 보수 성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 팀장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한 부장검사는 ‘대기업 저격수’로 불린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 시절 SK 분식회계와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한 데 이어 이번에 삼성그룹 수사까지 맡으면서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