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현장
김 지지자들 한때 “결과 조작”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31일 전당대회는 다소 침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것이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행사 장소인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 내 좌석 4500여석에 자리한 당원과 대의원들은 차분하게 행사를 지켜봤으며, 행사 전 무대에 오른 청년응원단이 각종 율동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해도 크게 호응하지 않았다.
안상수 전당대회 의장 권한대행은 인사말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선출했던 대통령이 지금 구속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라고 했다. 전대를 끝으로 물러나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밝은 비전과 희망만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당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선출 결과 발표에 앞서 진행된 행사에서 홍 후보는 김진태 후보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후생가외(後生可畏·뒤에 난 사람은 두려워할 만하다)”라고 했고, 김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명불허전”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승복 연설에서 “이렇게 됐으니 나가서 꼭 이기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손에 들거나 몸에 두른 김 후보 지지자들이 “결과를 조작하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큰 소동은 없었다. 경비용역들이 삼엄한 분위기 속에 출입을 통제한 탓이다.
이날 전대를 찾은 친박근혜계 의원은 박대출·유기준·이장우·홍문종·이우현 의원 등이었다.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은 불참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과 홍 후보 선출을 계기로, 당내 세력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던 친박계는 빠르게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