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후끈 달군 ‘인증샷’
‘찰칵’.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한 후 ‘인증샷’을 찍는 것이 대세가 됐다. 기표소에서 도장을 손등이나 손바닥에 찍고 나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연령 불문, 투표소마다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으로 각 투표소의 외벽에 부착된 투표소 표지 앞이 붐볐다.
유권자들은 인증샷을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활발하게 공유하고 투표를 독려했다. 음식점, 서점, 학원부터 온라인 쇼핑몰까지 다양한 곳에서 투표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인증샷을 보여주고 소소한 혜택을 챙길 기회도 늘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투표인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약 18만5000여개 올라와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의 인증샷은 투표소 표지를 배경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빨간 기표도장이 찍힌 손을 찍은 것이다. 함께 투표하러 간 사람들이 손을 모아 찍는 경우도 많다. 이외에도 가족, 연인, 친구, 반려견 등과 함께 투표를 기념한 사진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대선부터 투표 인증샷 제한 기준이 완화됐다. 이전에는 특정 후보의 기호를 연상시키는 손가락 표시 등을 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됐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거나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린 사진,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한 사진 등을 찍거나 온라인에 게재해도 된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기표도장을 손에 찍은 뒤 손가락으로 숫자를 표시하고 사진을 찍어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졌는지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장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V’를 그려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이날 SNS에 투표 인증샷을 활발하게 공유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남긴 경우도 많다. 배우 최수종씨는 부인 하희라씨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방배4동 투표소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배우 정우성씨도 서울 강남구 삼성1동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방송인 전현무씨는 서울 성동구 금호4가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 꽃길만 걷자. 스케줄 전 벼락투표. 다들 투표하세요”라고 썼다.
배우 류준열씨도 붉은 도장이 찍힌 손등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배우 박신혜씨는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어버이날 아버지와 낚시하고 돌아와서 투표하기. 잊지 말고 꼭 투표하세요”라고 썼다.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지숙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아침부터 상쾌하게 투표 완료! 우리 오늘 꼭 투표해요~”라고 소식을 전했다. 같은 그룹 출신의 오승아씨도 “오늘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는 19대 대통령 선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모두 함께 투표해요!”라고 남겼다.
전국 곳곳의 카페와 호프집에서는 투표 인증샷을 제시하면 선착순으로 무료 커피나 맥주를 제공하는 행사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