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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커진 TV 토론, 색깔론 걸러낸 팩트체크…선거전 ‘진화’

2017.05.10 01:11

형식 다양해진 TV토론, 후보들 내공 드러나…지지율 ‘요동’

언론들 공약·의혹 등 쟁점마다 검증, 네거티브 약화 등 효과

올해 대선후보 TV토론은 다양한 형식으로 열렸다. 지난달 25일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위 사진)는 원탁 형식으로, 지난달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토론회는 스탠딩으로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올해 대선후보 TV토론은 다양한 형식으로 열렸다. 지난달 25일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위 사진)는 원탁 형식으로, 지난달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토론회는 스탠딩으로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19대 대통령 선거전이 과거 대선에 견줘 ‘진화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이 나온다.

특히 여섯 차례 진행된 TV토론을 통해 대선후보들의 정책 숙지도 등 내공이 드러났고, 이는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또 각 언론사가 앞다퉈 후보들의 발언이나 공약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하면서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상당 부분 걸러졌고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 여부도 사전 검증되는 결과를 낳았다.

■ TV토론의 진화

여섯 차례 진행된 TV토론은 ‘TV토론이 지지율에 영향을 못 미친다’는 기존 통념과는 달랐다. 대선 기간이 짧은 탓에 후보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그나마 토론을 통해 후보들의 내공을 살필 수 있었다. 토론 형식과 진행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주목받았다. 스탠딩·원탁·시간총량제 등 그동안 틀에 짜여진 토론 형식을 파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시청률 상승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토론 발언과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퍼진 것도 TV토론의 파급력과 영향력을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선거 초반 양강 구도를 이뤘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TV토론을 거치며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후보는 3차 토론회에서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甲)철수입니까”라고 해 스스로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운 결과를 낳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배신자’로 낙인찍었고, 보수표를 잠식했던 안 후보에겐 ‘박지원 상왕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갈라치기 논란은 있지만 보수층 결집에 나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네거티브 걸러낸 팩트 체크

경향신문을 비롯한 언론사들의 팩트 체크도 선거전의 질을 향상시켰다. 후보들이 내세운 업적이나 공약의 실현 가능성 문제가 팩트 체크 대상이 됐다. 문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홍 후보의 ‘경남도 채무 제로’ 등이 대표적이다. 또 상대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격, 가짜뉴스 등이 팩트 체크를 통해 걸러져 네거티브 공격의 지속력과 추가 확산을 약화시킨 것으로 평가받았다. 실제 문 후보 측 인사들을 간첩단 사건과 엮으려 했던 홍 후보 시도가 팩트 체크를 통해 걸러졌다.

홍 후보는 지난달 23일 TV토론에서 2006년 10월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일심회 등 간첩단 관련 7개 사건을 조사하던 중 “문재인 그룹이 걸려 있었”던 것이 드러나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이 위키리크스에서 폭로한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국무부 보고 외교전문에 나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외교전문을 살펴, 문 후보와 관련된 사람들이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김 원장을 경질했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지적했고, 홍 후보 발언을 ‘거짓’이라고 평가했다. 팩트 체크로 걸러지지 않았다면 문 후보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공략했던 홍 후보가 계속 이 문제를 쟁점화했을 공산이 크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선 후에도 후보들의 공방을 다시 한 번 엄격하게 검증해 후보들이 다음 선거에도 신중하게 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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