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대한 폭언·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69)이 28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이사장은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나’, ‘임직원에게 할말이 없나’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갑질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조사 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회유를 시도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1일 이 이사장에 대해 폭행과 상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 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과 함께 손찌검을 하고, 2013년 여름에는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23일 내사에 착수했고, 지난 8일 이 이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일단 이 이사장으로부터 폭언·폭행 등의 피해를 받은 사람을 모두 11명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11명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이씨에 대한 신병처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업무방해,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혐의들은 모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인 일반폭행죄와 달리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조 회장 일가가 회사 경비 인력을 집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비용은 회삿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관계 조사를 마치고 경비 업체 관계자들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