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의 경고그림과 문구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아이코스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유발을 경고하는 그림이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오늘부터 출고되는 모든 담배에 새로운 경고그림과 문구가 표시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6년 12월부터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표시하고 있는데, 경고 효과가 떨어지지 않도록 2년마다 그림을 교체한다. 이날 등장한 경고그림은 암으로 뒤덮인 폐 등 실제 환자의 장기와 수술 흉터, 태아와 아동이 고통받는 모습 등이다. 경고 효과가 낮다고 평가된 ‘피부노화’는 없애고 ‘치아변색’을 새로 넣었다. 이전에는 흑백 주사기 그림뿐이던 전자담배에도 경고용 컬러사진이 들어갔다. 액상형에는 사람 목이 쇠사슬에 묶여 고통스러워하는 사진을, 궐련형에는 암 덩어리 사진을 썼다.
경고문구도 질병·사망 위험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쪽으로 바꿨다.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문구 대신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라는 글이 들어갔고, “임신 중 흡연은 유산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됩니다”는 “흡연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로 달라졌다. 전자담배에는 ‘니코틴에 중독, 발암물질에 노출’이라는 경고문구가 공통으로 들어갔다.
복지부는 흡연 경고그림이나 금연구역 확대처럼 담뱃값과 무관한 비가격정책이 흡연율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17년 성인 흡연율은 22.3%로 전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이래 최저치다. 남성 흡연율은 전년보다 2.6% 하락한 38.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미 출고된 담배가 다 팔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새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는 내년 1월쯤 소매점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