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성단체 반대 등 찬반 논란
“반대 움직임 보며 무서움 느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숙명여대 법학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학생이 입학을 포기하기로 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박한희 변호사는 7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랜스젠더 ㄱ씨가 숙명여대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숙명여대 신입생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이었다. ㄱ씨는 서울경제에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며 “나는 비록 여기에서 멈추지만 앞으로 다른 분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여학생의 여대 입학은 찬반 논란을 불렀다. 숙명·덕성·동덕·서울·성신·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의 23개 여성단체는 성명서에서 “본인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가부장제 속 여자의 실제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여자들의 공간을 자신의 성별 증명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공간을 존중해야 한다”며 “성별변경을 한 남자의 여대 입학은 물론 법원의 성별변경 허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숙명여대 일부 동문은 ㄱ씨의 입학에 찬성하며 “성전환 과정을 거친 여성은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으로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깊은 좌절과 괴로움을 느낀다”며 “트랜스젠더들은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같이 살아가는 존재다. 자신답게 살아가며 이를 드러내는 존재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고 이에 맞춰 사회도 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