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허버’가 남혐 단어?…이모티콘 판매중지에 유튜버 사과까지

2021.03.16 18:58 입력 2021.03.16 19:26 수정

최근 ‘100만 구독자’를 목전에 두고 있는 유명 먹방 유튜버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왜였을까요?

[이슈잇슈 SNS] ‘허버허버’가 남혐 단어?…이모티콘 판매중지에 유튜버 사과까지

‘골드버튼(구독자 100만명 달성한 유튜버에게 수여하는 버튼)’을 눈 앞에 두고 있던 먹방 유튜버 ‘고기남자’가 지난 13일 자신의 채널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과 함께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과거에 업로드했던 ‘스페어립 바베큐는 집에서 하세요’라는 영상에서 ‘허버허버’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을 지적 때문이었는데요. 그는 ‘허버허버’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제가 허겁지겁 먹는 걸 나름 위트 있게 표현한다고 순간적으로 머릿 속에서 나온 단어를 쓴 것”이라고 해명하며 “밈(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재미난 용어 등·meme)을 정확하게 알고 써야 하는 유튜버로서 신중하지 못하게 단어 선택을 했던 것에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습니다.

[이슈잇슈 SNS] ‘허버허버’가 남혐 단어?…이모티콘 판매중지에 유튜버 사과까지

과연 ‘허버허버’란 표현이 무슨 의미이기에 그가 이렇게까지 사과를 해야 했을까요?

이는 그의 사과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사과문에서 “전 절대절대 패(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라며 “다른 욕은 다 견뎌냈었는데 이건 정말 힘듭니다”라고 했습니다.

한 마디로 허버허버가 페미니스트 용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이라는 결론인데요. 이에 ‘허버허버’라는 단어는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에 랭크되기도 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일까요?

[이슈잇슈 SNS] ‘허버허버’가 남혐 단어?…이모티콘 판매중지에 유튜버 사과까지

허버허버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합니다. 일단 논란 초반에 고기남자 측에 문제를 제기한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자친구를 비하하는 데 쓰인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후 여초 커뮤니티에서 허버허버라는 표현이 ‘음식을 급하게 먹는 것을 표현하는 의태어’로 주로 쓰여왔습니다. ‘여초’에서 많이 썼으니 ‘남혐’ 단어이자 ‘페미니스트’들이 쓰는 단어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한국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의 주인공이 고구마를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표현한 의태어라는 의견, 영어 단어가 기원이라는 의견 등이 있지만 고기남자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사과’는 허버허버가 남혐 단어라는 전제 하에서 이어졌습니다.

유튜버 고기남자 저격하는 ‘사이버렉카(인터넷 사건사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채널의 영상들

유튜버 고기남자 저격하는 ‘사이버렉카(인터넷 사건사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채널의 영상들

고기남자가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그를 저격하는 영상과 댓글들은 이어졌고, 구독자 수 100만을 눈 앞에 두고 있던 고기남자는 지속적인 구독 취소로 인해 구독자가 줄어들면서 16일 오후 현재 약 8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남혐’ 주장을 제기했던 남성 구독자들도 구독을 취소했지만, 그가 올린 사과문에서 ”다른 욕은 견뎠는데 이건(페미니스트라는 욕)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표현 때문에 여성 구독자들도 다수 구독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슈잇슈 SNS] ‘허버허버’가 남혐 단어?…이모티콘 판매중지에 유튜버 사과까지

‘허버허버’라는 단어가 계속 이슈가 되면서 불똥은 다른 곳으로도 튀기 시작했습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등록된 몇몇 캐릭터 이모티콘들에 이 표현이 쓰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유해 단어’를 포함한 이모티콘들을 내릴 것을 요청한 것인데요. 카카오톡 측은 즉시 지적받은 단어를 포함한 이모티콘들(‘망충하지만 적극적인 치즈덕’ ‘민초가 세상을 지배한다! 민초토끼!’ ‘과몰입 망붕왕! 망상토끼’)을 ‘판매중지’ 처분하고, 입장문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입장문에서 카카오톡 측은 “해당 작품의 작가로부터 말씀 주신 의도(남혐)가 아닌 것으로 확인하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작가 혹은 제작사와의 협의를 통해 해당 상품의 판매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트위터에선 이와 같은 카카오톡 측의 ‘신속한’ 대응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 트위터 이용자(@moon****)는 “보이루 김여사 ㅗㅜㅑ 등 일베발 혹은 여혐성 단어는 아무렇지 않게 웃기다고 쓰면서 여초에서 자주쓴단 이유로 어원도 확실치 않은 허버허버 웅앵웅같은 말은 메갈단어로 바로 낙인찍고 온갖 게임이며 카톡에서 까지 바로 허둥지둥 배제시키는거 보니까 진짜 헛웃음 남”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해당 트윗은 16일 오후 현재 1만1000여번의 리트윗을 받으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damu***)는 “허버허버 하나로 지적질하는 구독자나 페미니즘 단어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전 절대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냅다 사과문 올리는 유튜버나 (매한가지)”라고 했고 해당 트윗도 1만4000여회 넘게 리트윗되면서 이목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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