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망

2021.05.03 00:15 입력 2021.05.03 00:16 수정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로이터연합뉴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로이터연합뉴스

■‘9·11 테러 배후’ 오사마 빈 라덴 사망 10년

2001년 9월11일, 테러리스트 일당에 납치된 비행기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으로 돌진했습니다. 110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3000여명이 사망했고, 6000여명이 부상했습니다. 뉴욕의 심장 맨해튼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에서 9·11테러의 충격은 컸습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당시 대통령은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찾겠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합니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될 아프간 전쟁의 시작입니다.

10년 전 오늘(2011년 5월3일) 경향신문에는 <미, 빈 라덴 사살…바다에 수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9·11 테러로부터 10년이 지난 2011년 5월2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CNN 등 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빈 라덴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도중 사살됐으며,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보당국이 2000년 8월 빈 라덴이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믿을 만한 단서를 확보한 후 추적해왔으며, 일주일 전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빈 라덴이 제거된 것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빈 라덴 제거가 이슬람권을 향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2001년 9월11일 테러리스트가 납치한 비행기와 충돌한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 9·11 추모기념관

2001년 9월11일 테러리스트가 납치한 비행기와 충돌한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 9·11 추모기념관

빈 라덴 사살은 미국 대테러작전 최정예 부대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이 헬기 4대를 동원해 이뤄졌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교전 도중 머리에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군은 빈 라덴의 시신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신속하게 매장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그의 시신은 바다에 수장됐다고 미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백악관 앞과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엔 미 국민들이 집결해 빈 라덴의 죽음을 기뻐했습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을 ‘중대한 성과’라면서 “테러와의 전쟁이 아무리 오래가더라도 정의는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영국·러시아 등 각국 정부들도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했습니다.

빈 라덴 사망을 계기로 알카에다나 탈레반이 보복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빈 라덴의 사망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큰 의미를 주는 사건이지만 미국이 테러리스트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워싱턴의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도 “세계를 위협했던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은 환영할 만하지만, 그는 무슬림이나 이슬람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1년 5월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1년 5월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빈 라덴이 사살됐는데도 불구하고 아프간 전쟁은 계속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이제 책임있는 종전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선언했는데, 탈레반의 기세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충돌은 이어졌습니다. 미국 내에서조차 아프간 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종전이 되지 않는 사이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쏟아부은 비용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미국 브라운 대학 부설 왓슨 연구소 집계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쓴 예산은 2조달러에 달합니다. 전투 중 사망한 미군은 2400여명으로 알려졌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참전 군인까지 포함하면 인적 피해는 더 큽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에서야 오는 9월11일까지 아프간 내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면서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분명한 목표로 전쟁에 나서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며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격퇴됐고 빈 라덴이 제거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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