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자궁근종도 개복 않고 제거한다

2021.10.08 21:35 입력 2021.10.08 21:36 수정
박효순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김슬기 교수
직경 28㎝ 확인된 여성 환자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제거 성공
자궁근종, 생리통 등 통증 유발
종류 따라 수술 방식 달라져

초거대 자궁근종을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제거해 국제학술지에 보고한 김슬기 교수가 자궁근종의 증상과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초거대 자궁근종을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제거해 국제학술지에 보고한 김슬기 교수가 자궁근종의 증상과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가 최근 로봇 복강경 수술로 28㎝에 달하는 초거대 자궁근종 제거에 성공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의 20~30%, 35세 이상 여성 40~6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무증상도 많으며 상당수에서 난임을 유발하고 생리통, 골반통, 빈혈, 배뇨장애 증상 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가 수술한 환자는 골반 초음파에서 약 17㎝로 측정되는 거대 근종이 의심되는 소견이 발견됐다. 정확한 위치와 크기, 악성 여부의 감별을 위해 MRI(자기공명촬영) 검사와 종양표지자 검사를 시행했다. MRI 검사 결과에서는 직경이 28㎝에 이르는 고형성 종괴로, 악성보다는 자궁에서 비롯된 근종이 의심된다는 판독이 나왔다. 종양표지자 검사에서는 자궁근종이 있을 때 증가될 수 있는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

‘초거대’ 자궁근종도 개복 않고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이 클 경우에는 복강경이나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제거가 어려울 수 있고 개복으로 수술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위치나 모양, 근종의 개수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질 수 있다. 김 교수는 “환자분은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긴 하였지만 위치가 깊지 않은 장막하 근종으로, 로봇 복강경으로도 제거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수술에는 190분가량이 걸렸고 제거된 근종은 약 3.2㎏였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수술 후 혈색소 수치가 약간 감소하여 수혈을 시행하긴 했으나 특별한 문제 없이 회복되어 수술 뒤 2일째 퇴원했다.

자궁근종은 단독으로 생기거나 다발성으로 발생하고 크기도 다양하다. 근종이 작을 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큰 경우에는 생리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보통 직경이 10㎝ 이상이면 거대 자궁근종이라고 한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 세포가 증식하여 발생하는데, 자궁에 있는 근육 세포 하나에서부터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뚜렷한 한 가지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고 가족력, 월경력, 산과력, 여성호르몬 노출, 비만, 식단, 운동 등 여러 요인이 관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대 근종이 있는 경우에는 아랫배가 나올 수 있고 특히 누워있으면 만져지기도 한다.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증가한다든지, 변비가 생긴다든지 하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생리양이 많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생리 과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 골반 통증, 압박감, 빈뇨 등의 증상이 있거나 근종이 커지게 되면 종양을 제거하는 근종 절제술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 근종이 있는지 확인하고, 근종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치료가 필요하다면 어떠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을지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근종이라도 위치나 개수에 따라 로봇 복강경이 가능할 수 있고 작은 근종이라도 환자의 상황과 근종의 위치, 개수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였을 때 개복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로봇 복강경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 더 많은 환자들이 적은 부담으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술 결과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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