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용상품 살 때는 가격·용량 꼼꼼히 살피세요

2021.12.08 11:18

서울 역삼동에 사는 주부 최모씨(48)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형마트를 찾는 대신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온라인 쇼핑몰은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식료품을 언제든지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데다 가격도 싸고 품질도 믿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달걀이 점점 작아진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연히 동네 슈퍼에서 같은 가격에 파는 달걀 크기를 본 뒤 확신으로 바뀌었다. 슈퍼에서 본 달걀은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달걀(30구·5980원)보다 길이가 1㎝가량 컸다. 최씨는 8일 “동태전을 부칠 때 예전에는 달걀 3~4알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6~7알을 풀어도 부족하다”면서 “달걀 크기를 일일이 잴 수도 없고 온라인몰에서 계속 장을 봐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식품업체들은 앞다퉈 기존 인기상품과 디자인은 같지만 크기와 용량을 줄인 ‘온라인용’ 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직접 물건을 보고 비교해 가며 구입하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소·돼지갈비 양념’은 대형 할인점에서는 840g(5280원) 제품이 많이 팔리지만 온라인에서는 290g(2580원) 제품이 주력 상품이다. 단위당 가격은 100g 기준으로 ‘큰 병’은 736원, 온라인용은 776원이다.

대상의 청정원 ‘스파게티 소스’도 온라인에서는 소용량 상품이 잘 나간다.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와 생크림 로제’ 소스의 경우 600g에 4980원이지만 온라인용은 병 크기와 용량이 절반(300g)으로 줄고 가격도 2900원으로 내려간다. 이 제품 역시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대용량은 830원이지만 소용량은 966원으로 136원이 더 비싸다.

최근 온라인 장보기가 대세가 되면서 ‘온라인 전용’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반 제품과 디자인이 똑같아 실제 크기와 용량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각 사 제공

최근 온라인 장보기가 대세가 되면서 ‘온라인 전용’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반 제품과 디자인이 똑같아 실제 크기와 용량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각 사 제공

동원은 아예 온라인 전용 상품인 ‘85g 참치캔’을 판매하고 있다. 시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반 참치캔은 150g에 2800원, 명절 선물용 제품은 100g에 2200원이지만 온라인 전용은 85g에 2000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장보기가 보편화된 데다 집콕족과 1~2인 가구의 경우 온라인몰에서 소용량 상품을 많이 찾는 편”이라며 “가격은 패키지 포장과 배송비 등을 고려할 때 일반 제품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몰을 자주 접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고 충동구매가 우려되는 만큼 온라인용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온라인몰의 사진만으로 일반 제품과 크기·용량 차를 구분하기 어렵고, 대부분 묶음으로 팔기 때문에 단위당 가격을 계산하기도 힘들다. 서울 종암동에 사는 주부 백모씨(39)는 “대형 마트에서 사던 스파게티 소스와 갈비양념을 인터넷에서 3개씩 묶음으로 파는데 가격이 합리적인 것 같아 장바구니에 여러개 담았다”면서 “제품 디자인이 일반 매장에서 파는 것과 똑같아 차이를 몰랐는데 막상 배달받고 보니 양이 너무 적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용의 경우 기존 상품과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포장 제품이기 때문에 용량과 크기,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소비자가 한 눈에 파악하기 힘들다”면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일반 매장 판매 제품과 디자인을 달리하는 등 제품 비교정보를 자세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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