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문제’ 못 푸나, 안 푸나

2021.12.28 20:56 입력 2021.12.28 21:01 수정

이 대표, 출구 못 찾고 겉돌아

윤석열은 “이 복귀, 알아서”

김종인 “인적쇄신? 헛소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모색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모색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내홍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외부자’가 된 이준석 대표는 연일 선대위 개편을 요구하며 겉돌고, 일부 전·현직 의원들의 이 대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선 70여일을 앞두고 제1야당이 ‘당대표 리스크’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내려 놓은 지 일주일째인 28일 국민의힘 상황은 악화일로이다. 이 대표는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선대위에 참여할지는 어느 정도 한계지점을 넘어야 하는데 아직 거리가 있다”고 답했다. ‘한계지점’이란 이 대표가 제시했던 현행 6본부장 체제 해체나 그에 준하는 수준의 선대위 전면 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선 “구체적으로 후보 측에서 (복귀) 요청이 있으면 그건 당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발언을 종합하면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거나 혹은 지난 3일 ‘울산 합의’ 때처럼 윤석열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찾아와 요청하는 경우 이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복귀를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대표 역할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알아서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렇게만 답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직접 요청할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앞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 대표) 본인의 정치적 입지 내지 성취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 복귀의 명분이 될 수 있는 선대위 인적쇄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인적쇄신 가능성을 보도한 기사를 두고 “헛소리”라며 “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지금은 인적쇄신을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조이기’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연합뉴스TV에서 “지금까지 제대로 기능이 안 되어 있는 걸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선대위를 타이트하게(빡빡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선대위는 오전 7시로 시간을 당겨 총괄본부장단 회의를 했다. 회의는 매일 같은 시간에 열리고, 윤 후보가 직접 주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윤 후보 비판에 대해선 “ ‘윤 후보가 제언을 평론 취급한다’고 반박했는데, 개인적 충고는 몰라도 대중에게 ‘내 목소리’라고 알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당 내부 갈등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 상황을 논의한 뒤 이날 이 대표와 만나 직접 논의 내용을 전달했다. 전달한 내용 중에는 이 대표 사퇴론도 포함됐다. 이 대표는 29일 초선 모임에 참여해 토론을 벌이겠다고 했다. 다만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를 우려해 초선 의원들이 토론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이 ‘일부 초선 의원들이 당대표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고 질문하자 “그런 것에 상당히 관대하다”며 “이런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 비틀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사이 갈등이 불거졌을 때 이를 두고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대표가 무조건 공격성 발언을 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후보만 빛나게 해드려야 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핵관(핵심 관계자)’ 설전을 벌이다 이 대표로부터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락치” “간첩” “세작”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대표를 공격했다.

다만 이번주 내 국면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본(인)·부(인)·장(모)·당(내부 문제)’으로 불리는 윤 후보 리스크를 단계별로 정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김건희씨 사과 이후 처가는 윤 후보와의 ‘분리 전략’으로 리스크를 덜어내고, 이후 선대위 체제를 재정비해 당내 갈등을 해소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복귀 명분을 주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세대 갈등도 주요한 이슈인데, 이 대표를 버리는 그림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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