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집들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essential;’ 화면의 정체는?

2022.02.01 11:38 입력 2022.02.01 11:57 수정

‘온라인 집들이’와 같은 인테리어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배경이 있다. 정중앙에 ‘essential;’이라는 단어가 적힌 TV나 노트북 모니터 화면이다. 마치 과거 TV매장의 화면조정용 컬러바와 같은 용도일까. 아니면 고도의 인테리어용 배경화면일까.

그 정체는 8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었다. ‘essential;’ 채널을 열면 각 주제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장님 지금 이 노래 제목 뭐예요? 선곡 맛집 카페에서 들리는 BGM’를 클릭하면 은은한 곡들이,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나면 되지! 당신의 열정을 위한 가슴 벅찬 플레이리스트’를 눌러보면 비트 강한 곡들이 이어진다. 각 플레이리스트의 조회수는 평균 10만회가 넘는다. 대략 1시간 정도 연주되는 음악에 빠져 있다 보면 마치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을 읽어내는 AI가 어딘가 있을 것 같다.

놀랍게도 이 채널은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이가영 뮤직PD 총괄 매니저를 필두로 한 NHN벅스 콘텐츠제작팀이 배후(?)에 있다. 시작은 지난 2019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의 유저 큐레이션 서비스인 ‘뮤직PD’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essential;’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PD를 만났다.

‘essential;’ 썸 화면

‘essential;’ 썸 화면

- 누가, 언제부터, 어떤 배경에서 시작한 서비스인가요?

“벅스의 유저 큐레이션 서비스인 ‘뮤직PD’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자는 목적으로 기획된 채널이에요. 콘텐츠 관련 부서와 함께 2019년 6월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20년 4월부터는 벅스 ‘뮤직PD 앨범’의 공식 유튜브 채널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 벅스 회원이 직접 ‘뮤직PD’가 되는 건데요. 주제를 정한 다음 이에 걸맞은 음악을 선곡하고 ‘뮤직PD 앨범’이라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다른 회원에게 추천하는 유저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 채널명이 특이해요. ‘essential;’은 어떤 의미인가요. 세미콜론을 붙인 이유가 있나요?

“음악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비오는 날’, ‘운전할 때’, ‘편집샵에서’ 등 여러 상황과 장소에 어울리는 벅스의 맞춤 플레이리스트가 그 일상에 스며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essential;’이라는 채널명을 골랐습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영문에 세미콜론(;)을 추가해 감성을 극대화했고요.”

- 이렇게 ‘힙’ 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나요? 내부에서 꼽는 인기 요인은 무엇인가요?

“처음 기획할 때 ‘믿듣(믿고 듣는)’, ‘힙한’ 두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어요. 그리고 계속 발전시켰죠. 최근에는 음악을 귀로 듣는 것뿐 아니라 시각적인 콘텐츠와 함께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서 배경 이미지와 썸네일 선정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이것이 양질의 플레이리스트와 결합하며 사랑받게 된 것 같습니다.”

이가영 NHN벅스 콘텐츠제작팀 뮤직PD 총괄매니저.  NHN벅스 제공

이가영 NHN벅스 콘텐츠제작팀 뮤직PD 총괄매니저. NHN벅스 제공

-선곡의 기준이 있나요? 누가 선곡을 하나요?

“모든 음악은 벅스 뮤직PD들이 선곡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각각의 개성과 감성이 녹아있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나오는 거고요. 종종 벅스에서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 현재까지 나온 플레이리스트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우리의 청춘은 시원한 바람을 타고’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합니다.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잖아요. 음악을 듣다보면 마치 스위스로 향하는 느낌이 들겁니다. 시원하고 청량한 ‘바이브’의 음악들이 답답한 마음을 해방해주거든요.”

- 요즘 뜨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의 영향으로 힙합 장르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온라인 집들이에 자주 등장하는 ‘essential;’ 이미지. (@uniq_j_home)

온라인 집들이에 자주 등장하는 ‘essential;’ 이미지. (@uniq_j_home)

온라인 집들이에 자주 등장하는 ‘essential;’ 이미지(@last_rabbit_)

온라인 집들이에 자주 등장하는 ‘essential;’ 이미지(@last_rabbit_)

- 선곡도 선곡이지만 세련된 썸네일을 액자처럼 인테리어에 활용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화면 디자인은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드나요.

“배경 화면은 담당자가 플레이리스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깊이 고민하며 반영하고 있습니다.”

- ‘우리 사랑이 영화라면 주제가가 되겠지’, ‘무기력에 물들고 영혼이 비어갈 때’ 등 각 리스트별 네이밍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오는 문구들인가요?

“플레이리스트의 원작자인 뮤직PD 분들이 직접 작성한 테마명과 설명글을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에 해당 선곡의 분위기를 시즌 이슈와 엮어 풀어내기 위해 팀 내 논의를 거쳐 진행하곤 해요.”

- 주로 팝송 위주의 선곡인데 가요를 기반으로 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할 계획은 없나요?

“가요 위주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마르지(marji.)라는 채널을 선보였습니다. 이 채널에서 맞춤형 K팝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예요.”

- 끝으로 아직 선보이지 못한 리스트 중 희망하는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라틴팝, 정통 테크노 등 세부 장르의 큐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요. 22년간 이어져온 벅스만의 음악 서비스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플레이리스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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