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만명 찾는 ‘물고기마을’ 결국 완주 떠나나

2022.05.03 21:46 입력 2022.05.03 21:49 수정

하천 확장 탓에 3대 이어온 공간 내달 2일 폐쇄…수도권·부산 등 전국서 유치 경쟁

물고기마을을 찾은 어린이집 원아들이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며 놀고 있다. 아래는 한 어린이가 아쉬운 마음을 남긴 방명록. 물고기 마을 제공

물고기마을을 찾은 어린이집 원아들이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며 놀고 있다. 아래는 한 어린이가 아쉬운 마음을 남긴 방명록. 물고기 마을 제공

전북 완주의 물고기 체험시설인 ‘물고기마을’의 폐쇄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이곳은 연간 30만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문화체험시설로 인근 하천 확장사업으로 시설 일부가 수용되면서 다음달 2일 문을 닫게 됐다.

3일 물고기마을 보존위원회에 따르면 경기 파주·연천·남양주, 인천, 아산, 부산, 제주 등에서 물고기마을에 대한 유치 의사를 타전해 왔다. 이 중에는 이미 예정 부지까지 마련해 놓은 지자체도 있다고 보존위원회는 밝혔다.

최근에는 새만금 관광단지 투자법인에서 물고기마을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져 아프리카·베트남·방글라데시·일본·중국·필리핀 등에서 자국에 물고기마을 조성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는가 하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고기마을은 1970년대 양식업으로 시작해 3대에 걸쳐 50여년째 운영되고 있는 어류 문화체험 공간이다. 세계 최초로 육종에 성공해 특허까지 받은 신품종 물고기 ‘블랙엔젤’을 비롯해 각종 물고기 250여종 300여만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물고기마을 설립자인 류병덕 박사는 국내 1호 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된 바 있다.

물고기와 관련해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30여만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물고기마을에는 야외 먹이주기 체험장·가족낚시 체험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전주에서 세 자녀를 데리고 이곳을 방문했다는 유승현·김보라 부부는 “인간과 자연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은 인근 하천 확장사업과 관련해 시설 절반 정도가 수용당하면서 문을 닫게 됐다. 마을 주민들은 하천을 우회시켜 확장하는 방안을 완주군과 협의했으나 다른 토지주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토지수용이 결정됐다.

류 박사는 “3대에 걸쳐 일궈낸 물고기마을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게 될 경우 고향 주민들의 힐링 장소가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선뜻 결심이 안 선다”면서 “지금이라도 도내에 적당한 장소가 있다면 다른 지자체의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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