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에서 2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BTS는 그래미 3년 연속 후보 선정이라는 기록을 썼다.
BTS는 15일(현지시간) 제65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 발표 행사에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과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후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한국어 가사를 쓰기도 한 이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포스트 말론과 도자 캣의 ‘아이 라이크 유’, 카밀라 카베요와 에드 시런의 ‘뱀 뱀’ 등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선 앤솔러지(모음집) 음반 ‘프루프’(Proof)의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후보에 지명됐다. ‘옛 투 컴’ 뮤직비디오는 공개 10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넘겼다. BTS는 이 부문에서 아델의 ‘이지 온 미’, 도자 캣의 ‘우먼’ 등과 경쟁한다.
BTS는 2020년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버터’로 같은 부문의 후보로 지명됐다. 모두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처음이었다. 수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BTS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BTS의 이번 후보 지명은 활발한 음반 활동을 한 지난 2년과 달리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멤버들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활동’ 중 일군 성과란 점에서 의미도 깊다. 맏형 진은 연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 미국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BTS 멤버들은 유독 연이 닿지 않은 그래미상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멤버 진은 “아직 우리가 받지 못한 상이 그래미”라며 “아직도 못 받은 상이 있으니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슈가도 “(그래미 수상이) 당연히 쉽지 않겠지만 뛰어넘을 장벽이 있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고 말했다.
BTS는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4대 본상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다.
이날 발표된 그래미 후보 명단에서 비욘세는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부문 후보자가 됐다. 켄드릭 라마가 8개 부문으로 뒤를 이었다. 그래미 최고 영예라 불리는 ‘올해의 앨범상’ 부문에는 비욘세, 켄드릭 라마, 콜드플레이, 리조, 해리스타일스, 아델, 아바, 브랜디 칼라일, 배드 버니, 메리 J 블라이즈가 이름을 올렸다. 콜드플레이의 음반이 ‘올해의 앨범상’을 받는다면, 수록곡 ‘마이 유니버스’를 함께 만든 BTS 멤버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BTS 외에 후보 선정이 기대됐던 걸그룹 블랙핑크와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의 후보 지명은 불발됐다.
제65회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2월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