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김기현이냐, ‘수도권 경쟁력’ 안철수냐, ‘다크호스’ 천하람이냐

2023.02.03 18:25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을 ‘함내라 대한민국’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제공 이미지 크게 보기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을 ‘함내라 대한민국’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이 3일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치고 1차 대진을 확정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개입이 부각되면서 일찌감치 윤심이 누구에게 있나, 친윤석열인가 비윤석열인가로 관심이 쏠렸다. 비전과 정책의 공간은 쪼그라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심을 내세운 김기현 후보와 총선 경쟁력을 강조하지만 윤심이 아니라는 공격을 받는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가 정립돼 누구의 승리로 끝날 지 주목된다. 지난해 축출된 이준석 전 대표가 천하람 후보 등 측근들을 지원하며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할 수 있을 지도 관전포인트다.

국민의힘은 이날 후보 등록을 마감한 뒤 당대표에 9명, 최고위원에 18명, 청년최고위원에 11명이 각각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쥘 당대표 후보에는 강신업·김기현·김준교·안철수·윤기만·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가나다 순)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오는 5일 자격 심사와 10일 컷오프(예비경선)의 1차 관문을 거쳐 당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청년최고위원 4명 후보로 각각 압축된다. 그 후 내달 8일 전당대회까지 약 한 달 간의 본경선을 펼친다. 당대표의 경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투표를 진행해 내달 12일 당대표가 결정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여론조사에서 5~6위권이던 김 후보를 선두권 주자로 밀어올리는 과정에서 윤심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연초부터 당 지지층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을 불출마하게 하는 과정에서 나 전 의원에게 윤심이 없다는 것을 직·간접으로 알리기 위해 여러 차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격이 진행됐다. 지난 2일부터는 안 후보가 나 전 의원 지지세를 흡수해 김 후보를 앞서자 안 후보를 향해 윤심이 아니라는 ‘융단 폭격’이 가해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당대회 한가운데 들어와 김 후보를 대표로 만들지 못하면 윤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몰리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경선 구도도 윤심을 중심으로 짜였다. 한가운데 윤심 지지를 표방한 김기현 후보, 여론조사에서 앞서지만 윤심이 아니라는 공격을 받는 안 후보가 있다. 그 주변으로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비윤계를 대표하는 천 후보, 윤 대통령 지지 세력 중 극우 성향의 지지를 받는 황 후보,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 출신의 강 후보가 위치했다. 이들이 연초부터 연일 윤심을 두고 입씨름을 하다 보니 당을 이끌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는 부각되지 못했다.

여론조사 판세로는 김 후보나 안 후보 중 1명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되거나 둘이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4위까지인 컷오프를 누가 통과할지도 변수다. 황교안·천하람·윤상현·조경태 후보 중 2명이 본경선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중심으로 생각할 때 김 후보는 황 후보, 안 후보는 천 후보나 윤 후보와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천 후보는 전날 출마를 공식화할 정도로 참전이 늦었지만 지난 전당대회의 이 전 대표 같은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지금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내고 있다”면서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상향식 공천과 국회의원 중간평가를 해 상위 20%는 재공천을 보장하고 하위 20%는 퇴출하는 구상도 내놨다.

1986년 대구 출생의 변호사인 천 후보는 유일한 30대 후보에 험지인 호남에 가서 정치하는 모습으로 당심에 구애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천 후보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저를 좋아하는 당원이라면 천하람을 좋아할 요인이 많다”고 했다. 천 후보는 첫 일정으로 이날 밤 대구 동성로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밤새도록 시민과 당원에게 무제한 인사를 하며 ‘윤핵관 퇴출’을 외친다는 계획이다.

최고위원에서는 친윤을 표방하는 후보들 간의 컷오프 통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가 언제든 사퇴를 통해 대표를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최고위원 4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난해 대표에서 축출된 이 전 대표가 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당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 당대표 등록 후보

국민의힘 당대표 등록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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