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아기들의 죽음, 방치말라”…‘이상민 탄핵’ 갈등 속 여야 박수 “함께하겠다”

2023.02.08 19:53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이 지난해 12월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이 지난해 12월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보호출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여야 의원들을 향해 촉구했다. 보호출산제란 특수한 상황에 있는 산모의 경우 신원을 숨기고 아이의 출생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질문자로 나서 보호출산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특히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유도한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어떤 여성도 베이비박스가 있다는 이유로 아기를 유기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말했다. 베이비박스란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상자를 말한다.

김 의원은 법, 제도 변화와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여야 의석 모두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불거진 ‘천공’ 등을 두고 여야가 언쟁을 거듭한 가운데 등장한 합심의 순간이었다.

김 의원은 “인구감소, 인구절벽의 파장은 상상 이상일지 모른다”면서 “이러한 고민의 이면에는 또다른 문제가 있다. 어렵게 태어난 소중한 아기들 모두가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환경을 보호받고 있는지의 문제”라며 아동 돌봄 사각지대를 화두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저출생만큼 중요함에도 우리 사회가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사안”이라며 “10년 간 영아 살해 85건, 영아 유기치사 25건으로 110명 아기가 사망했다. 유기는 총 1160여건으로 매년 100명이 넘는 아기들이 버려지고 죽임을 당한다”며 “아기들이 매년 이렇게 지금까지 수백, 수천명이 죽어가는 걸 보면서 우리 국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담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는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하지만 저는 어떤 여성도 베이비박스가 있다는 이유로 아기를 유기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임신 및 출산 갈등을 겪는 부모와 영아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미혼부모, 한부모, 위탁, 입양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존중하는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2020년 12월에 보호출산제, 익명출산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보호출산법 제정안을 발의했다”며 “그러나 2년 넘도록 별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의료기관 출생통보제 없이 (보호출산법이) 단독으로 도입될 경우에는 아동이 부모를 알 권리를 침해한다든지,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자랄 권리 등 아동의 핵심적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생명권이 우선이냐, 알권리가 우선이냐. 아기를 지키지 않고 알권리 운운하는 분들에게 저는 언제라도 맞짱토론을 제안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국회가 더 이상 방임해서, 입법부작위 상태로 아기들이 죽어가는 걸 방치하면 안된다”며 “생명을 지키는 문제에 여야와 이념, 그리고 정치가 있을 수 없다”고 질문을 마무리했다. 여야 의석 모두에서 박수가 나왔다. 김 의원 다음 질의자로 나선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절절한 요구에 저도 많은 공감을 느끼고 깊은 슬픔에 공감한다.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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