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에서 바나나가?…열대작물 재배 실험 나선 충북 제천시

2023.03.21 11:28 입력 2023.03.21 15:23 수정

충북 제천농업기술센터가 시설하우스에서 재배 중인 바나나 나무에 초록색 열매가 달려 익어가고 있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농업기술센터가 시설하우스에서 재배 중인 바나나 나무에 초록색 열매가 달려 익어가고 있다. 제천시 제공.

겨울이면 강추위가 찾아와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리는 충북 제천에 열대과일인 바나나가 열렸다.

제천농업기술센터는 시설하우스에서 대표 열대과일인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제천농기센터가 바나나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기후 온난화로 아열대 작물 재배 가능 지역이 북상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천농기센터 시설하우스에는 현재 바나나 나무 50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중 15그루가 바나나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바나나 열매 4다발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익고 있어 한 달 뒤 수확이 가능할 정도다.

국내에서 바나나는 1년 정도 재배하면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이면 영하 20도로 떨어지는 제천에서는 17개월~20개월 정도를 재배해야 바나나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 제천농기센터의 설명이다. 지난 1월25일 제천의 최저기온은 영하 20.2도였다.

조대연 제천농기센터 주무관은 “평균 18도 정도를 유지해야 바나나가 자랄 수 있다. 온도가 13도 이하로 떨어지면 바나나 생육이 멈춘다”며 “겨울철 영하 20도로 떨어지는 제천에서는 온도 유지가 힘들어서 시설하우스 온도를 10도 정도로 유지해 바나나 생육을 멈춰 겨울을 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천농기센터는 석류·천혜향·무화과 등 아열대작물을 재배 중이다. 올 하반기 준공되는 아열대 스마트농장에서 망고·애플망고·파파야·구아바·알로에 등 총 18종을 재배할 계획이다.

아열대 스마트농장은 2025㎡ 규모로 왕암동 농기센터에 들어설 예정이다. 아열대 작물 재배시설과 방문객을 위한 아열대 식물 전시·재배실, 휴게공간 등이 조성된다. 온도와 습도, 관수가 자동으로 조절돼 딸기·수박 등을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험장(990㎡)도 들어선다.

조 주무관은 “환경변화에 발맞춰 바나나뿐 아니라 아열대 작물을 확대 도입해 이상 기후 대비와 농가 소득증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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