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세 번 더’…“성공 쌓아 성능 증명”

2023.05.25 21:20 입력 2023.05.25 21:23 수정

우주화물선 ‘반복 발사’ 왜

발사 과정서 온도·압력 급변
‘화물선’ 안정성·신뢰 높이려
팰컨9은 200회 경험 쌓아
4차부터 민간 ‘한화’가 총괄

누리호는 지난해 6월 2차 발사 때 이미 ‘발사 성공’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목표 고도였던 700㎞ 근처에 안정적으로 올라간 뒤 위성 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을 예정대로 분리했다. 그런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를 이번에 또 쐈다. 그리고 누리호 발사는 앞으로 3번 더 예정돼 있다. 2021년 1차 발사 때부터 따지면 2027년까지 총 6차례 쏜다.

누리호를 이렇게 자꾸 쏘는 일, 이른바 ‘반복 발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여러 차례 발사에 성공해서 누리호가 고객의 위성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안정성 높은 ‘우주화물선’이라는 점을 국내외에 보여주려는 것이다. 지난 2차 발사에 성공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한 번 임무에 성공한 발사체가 다음에 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이유는 발사체가 혹독한 환경에서 운영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발사체는 이륙 직후부터 엄청나게 속도를 높인 뒤 우주로 솟구친다. 위성을 투입하기 직전에는 초속 약 7㎞ 이상으로 가속한다. 소총 총탄보다 8배가량 빠른 속도다.

이렇게 해서 발사체가 도달한 우주는 극단적으로 차갑거나 뜨거운 곳이다. 해가 없는 곳에선 영하 100도, 해가 비치는 곳에선 반대로 영상 100도가 넘는다. 발사체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직면한다는 얘기다. 발사체는 우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동체 내·외부에 작용하는 압력도 갑자기 달라진다. 이런 엄청난 환경 변화를 누리호가 잘 견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반복 발사가 필요하다. 만약 반복 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설계 방식이나 부품을 보완한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해외 우주 선진국들도 첫 발사 이후 반복 발사를 시행해 발사체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아리안 로켓’이나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위성을 우주에 띄우려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은 대표적인 발사체다. 아리안과 팰컨9 로켓의 발사 성공 횟수는 각각 약 200회에 이른다.

누리호의 반복 발사가 필요한 건 국내에 위성 발사를 원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5년 4차 발사 때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2026년 5차 발사 때에는 초소형 위성 2~6호가 탑재될 예정이다. 2027년 6차 발사 때에는 초소형 위성 7~11호가 실린다. 이 위성들에는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우주로 갈 길을 열어주는 누리호가 매우 중요한 존재다.

반복 발사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정부 소속 연구기관이 개발한 누리호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을 이전받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이번 3차 발사부터 발사 과정에 참여했다. 2027년 6차 발사까지 꾸준히 참여해 기술을 더 많이 넘겨받을 예정이다. 누리호 반복 발사가 한국 발사체 기술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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