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엔 2029년에 ‘공항’
동해의 울릉도, 서해의 백령·흑산도는 현재 해상교통 수단으로만 갈 수 있다. 하지만 수년 안에 비행기를 타고 이들 섬을 여행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광역자치단체인 제주도를 제외하고 기초자치단체 관할 섬 지역에 소형 공항이 동시에 건설되는 것은 한국 항공교통 사상 처음이다. 각 공항은 언제쯤 개항하고, 어떤 비행기가 취항하며, 또 접근성은 얼마나 향상될까.
지난 15일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레어’는 자사의 주력 소형 제트여객기에 경북도 관계자 등 80여명을 태우고 포항경주공항을 출발해 울릉도를 선회하고 돌아오는 시범비행을 진행했다. 약 30%의 공정률을 보이는 울릉공항의 개항을 대비한 행사다.
‘신비의 섬’으로 불리는 울릉도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로 50인승 규모의 소형 항공기가 취항하게 된다.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활주로 길이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깊은 바다 위에 신공법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막대한 추가 공사비가 걸림돌이다.
2026년 말 공항이 개항되면 김포공항은 물론 청주·김해공항 등 전국 주요 지방공항에서도 비행기로 울릉도에 갈 수 있게 된다. 김포공항에서는 이륙 후 1시간이면 울릉공항에 도착한다. 울릉공항에 급유시설이 갖춰진다면 일본·중국 등 해외 이동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도 공항 건설이 추진 중이다. 흑산공항은 애초 2020년 개항 계획이 있었지만 철새도래지 등 환경보호 문제로 보류돼왔다. 이 과정에서 공항 예정부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제외되고, 신안군 비금면 명사십리 해변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새로 편입됐다.
활주로 길이와 취항 항공기 규모는 울릉공항과 같다. 올해 말 착공해 2026년 말 완공 예정이다.
하늘길이 열리면 흑산도 역시 서울에서 7~8시간 걸리던 여행길이 1시간이면 된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공항이 오지·도서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인천에서 해상교통 수단을 이용하면 약 4시간이 소요된다. 그나마도 기상 상황에 따라 자주 결항한다. 백령도에는 군인과 주민 등 1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백령도공항 건설사업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2025년 착공해 2029년 완공이 목표다. 백령도의 사곶해변, 콩돌해변, 두문진 등은 국내 관광 명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