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주지사, CNN 인터뷰서 밝혀
사망자 신원 확인도 지금까지 4건뿐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5일(현지시간) 100명을 넘어섰다. 하와이 당국은 앞으로 사망자가 최소 2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이날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을 덮친 산불로 지난 8일부터 지금까지 10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는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열흘에 걸쳐 사망자 수가 현재의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 주지사 전망대로라면 약 열흘 후엔 사망자가 200여명으로 급증하게 된다. 그는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라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이미 사망한 사람들의 신원 확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속을 녹일 정도의 불에 노출됐던 만큼 시신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린 주지사는 사망자 가운데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불과 4명뿐이라고 덧붙였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족에게 통보한 뒤 15일부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이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체 탐지 전문 경찰견 20마리를 동원해 서부 라하이나 마을 화재 피해지역의 25%를 수색했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85~90% 수색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와이 당국은 완전히 불에 탄 시신들이 많아 수색과 신원 확인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면서 실종자를 찾는 가족과 친척들은 지원센터를 방문해 DNA 표본을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약 130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주지사는 “상황을 살핀다는 이유로 화재 현장을 찾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이위(뼈를 의미하는 원주민 단어) 위를 걷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아두라”고 경고했다.
하와이 지역 매체에 따르면 통신과 인터넷이 거의 복구되면서, 실종 신고됐던 사람들 중 생존이 확인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ABC뉴스는 “애초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던 60명이 한 주택에서 안전하게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와이뉴스는 현지 적십자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그동안 2500여건의 실종 관련 지원 요청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약 800건을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그린 주지사는 집을 잃은 라하이나 이재민 가운데 약 500명이 섬 내 비어있는 호텔로 거처를 옮겼고, 단기 임대 숙박업 업체와 협력해 이재민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