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누가 죽었나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 놓인 국화꽃을 보고 지나던 시민이 물었다. 7년 전 이곳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사람이 죽었다. 구의역에서, 신당역에서, 이태원에서, 신길역에서. 산재·스토킹·참사·추락이라는 각기 다른 이름의 사고였지만,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같은 이유로 사람이 죽었다.
지난 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희생자가 발생한 지하철역과 주변을 둘러보는 ‘공공교통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다크투어란 재난이나 전쟁 발생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아 성찰과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참가자들은 약 7시간 동안 4개의 장소를 차례로 찾아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다. 장소마다 두 손을 모아 헌화하고 ‘잊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다.
최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경영합리화’를 내세워 안전인력 2212명 감축 계획을 밝혔다. 핵심·비핵심 업무를 분리해 비핵심 업무는 외주화로 돌리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노조는 “사망사고를 망각한 ‘위험의 외주화’로의 역행”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