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타까움에 무심코…배려 부족한 격려는 폭력이 될 수도
“결혼은 언제 하니?” “취직은 하고?” “살 좀 빼지 그래!”
쓸데없는 잔소리로 젊은 사람들 가슴은 멍들어간다. 명절은 ‘때를 지켜 즐기는 날’이라는데, 때를 지키기는커녕 틈만 나면 도망갈 궁리만 한다.
심지어 ‘스트레스’나 ‘증후군’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붙여 부르기도 하는, 이 즐겁지 않은 명절 현상은 누구의 잘못일까.
모든 노인이 잔소리쟁이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 젊은 사람을 괴롭힐 의도는 없다. 그들의 상황이 안타까워서, 아끼는 마음에, 다 잘되라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공감과 배려가 부족한 격려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고된 세상사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든데, 집안 어른의 공격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명절이 오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관계의 중심이 주변 사람에게로 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새삼 깨닫게 되니 말이다. 문제는 상대의 상처를 헤아리지 못하는 표현방식에 있다. 덕담을 나누기 전 입장을 바꾸어 놓고 한번 생각해보자. 이번 설 명절부터는 잔소리보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는 노인이 되길 소망한다. “힘들지? 애썼다. 좀 쉬다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