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황사 심한 봄철… 건강 지킬 최우선 대비책은 ‘이것’ 착용

2024.03.31 12:16 입력 2024.03.31 14:17 수정

황사가 유입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대기가 뿌연 상태다. 한수빈 기자

황사가 유입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대기가 뿌연 상태다. 한수빈 기자

봄철 황사 유입이 늘고 미세먼지의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서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호흡기뿐 아니라 눈과 피부, 몸 곳곳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므로 외출할 때 마스크와 긴 소매 옷을 착용하라고 조언했다.

미세먼지의 크기는 사람 머리카락 지름의 7분의 1정도인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다. 그 중 초미세먼지는 2.5㎛ 이하의 크기로, 일단 흡입하면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의 말단 부위인 폐포까지 들어간다. 자동차 배기가스 성분이나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지나 몸 곳곳으로 침투해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기도로 들어가 점막을 자극하면 건강 상태가 정상적인 사람도 목이 아프고 호흡이 곤란해지며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 환자라면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숨 쉴 때 쌕쌕거리게 되며 발작적인 기침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이루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 위험도를 높이는 원인 중 흡연이 최고 13배인 데 비해 세균성 미세먼지는 39배로 훨씬 더 폐암을 유발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면 폐렴 11%, 만성폐쇄성폐질환 9%, 허혈성심질환 3%, 심부전이 7%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사실상 온몸에 영향을 미친다. 눈에 닿으면 각막에 상처를 줄 수 있으며, 특히 수용성 초미세먼지는 각막 안쪽으로 파고들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안구에 심한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피부 표면의 털구멍과 땀샘을 통해 체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 피부가 예민하다면 미세먼지가 닿는 것만으로도 염증반응이 생길 수 있고, 피지샘이나 땀샘을 막아서 피부 표면을 거칠게 하고 피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돌다 뇌로 침투하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심혈관도 염증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독성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혈관에 들어오면 염증을 일으키고 혈전 생성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혈전이 혈관을 타고 돌다가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주로 심장과 뇌 혈관의 위험성이 높지만 신체 어느 부위든 혈관을 막으면 경색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요소가 된다.

현재로선 몸에 들어온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배출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능하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꼭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쓰고 긴 소매 옷과 모자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면 좋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샤워로 머리카락과 피부에 묻어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 미세먼지가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며 요리할 때는 후드 배기구를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미세먼지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잘 막을 수 있도록 물은 자주 충분히 마셔야 한다.

최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호흡기 발육이 미숙하고 기관지의 자정작용이 떨어지므로 미세먼지는 특히 어린이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 기침, 가래, 재채기 등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염, 폐렴 등 이차 세균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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