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가족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장마가 소강 소태를 보인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샛강을 다시 찾았다. 6월 초 카메라에 담았던 청둥오리 가족이 장마철을 어떻게 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당시 어린 새끼들이 한 달 사이에 얼마나 자랐는지도 궁금했다. 샛강에 들어설 때만 해도 기대에 부풀었다. 지난 번에 찍었던 장소를 찾으면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폈지만 끝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장마로 샛강 물이 불어난 탓에 둥지를 옮기지 않았을까. 한참 발품을 팔다가 샛강생태공원 직원을 만났다. 혹시나 청둥오리 가족 근황에 관해 알고 있는지 물었다. 대뜸 하는 말이 재미있었다.
“글쎄요. 한 달이면 긴 시간인데 그새 자라서 다들 분가했겠죠.”
‘분가라…’ 미소가 지어졌다. 비록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청둥오리 가족이 장마를 이겨내고 무탈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