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성조기 앞 주먹 불끈···퓰리처 수상 기자가 찍은 트럼프 사진에 지지자들 ‘열광’

2024.07.14 20:58 입력 2024.07.14 21:42 수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대피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대피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먼 곳을 응시한 채 주먹 쥔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귀와 얼굴에선 피가 흘러 내리지만 비장한 표정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론 성조기가 나부낀다.

1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 피습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과 대피하는 급박한 상황을 찍은 현장 사진이 화제다.

AP통신 소속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사진기자 에반 부치가 촬영한 이 사진은 총격 이후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고 몸을 일으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을 불끈 쥔 손을 치켜 들며 지지자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하는 상황을 포착했다.

20년 넘게 AP통신에서 일한 부치는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으로 번진 흑인 인권 시위 현장을 찍은 사진으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AP통신에 “총격 소리를 들은 바로 그 순간 나는 이것이 미국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순간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연단 아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올려다 보는 각도로 찍은 이 사진은 배경으로 바람에 나부끼는 성조기까지 잡힌 절묘한 구도로,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의 ‘영웅주의’를 고취하며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벌써부터 ‘올해의 사진’이라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회장은 해당 사진이 “2024 선거를 규정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온라인에서 이 사진을 공유하며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고 환호하고 있다. 인지력 저하 논란 등 ‘고령 리스크’에 휩싸이며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아온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해 ‘강인한 리더’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선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그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댔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루스벨트는 1912년 대선 유세장에서 방탄복을 입은 채 가슴에 총을 맞았지만, 유권자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병원 이송을 거부하고 90분간 연설하고 내려온 일화로 유명하다.

피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을 쥐어 보이며 지지자들에게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라고 외치는 등 ‘저항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그는 역사에 잊히지 않을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이런 쇼맨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능’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피격 사건에도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15일 개막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대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전대가 대대적으로 세를 과시하는 ‘트럼프 대관식’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정치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는 전대에서 ‘순교자’로 환영받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매우 격렬한 선거였으며, 이젠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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