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분류 모델을 마련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모델을 바탕으로 진단 후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궁내막암은 조직검사를 거쳐 발견하는 비율이 높고 세부 유형도 구분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자궁내막암 환자의 체중과 ‘사이클린B1’ 생체지표(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암의 유형을 식별하는 모델을 구축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6~201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궁내막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155명의 유형 데이터를 활용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자궁내막암은 태아가 성장하는 자궁의 몸통(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 발생하는데, 특히 월경이 끝난 여성에게 이런 출혈이 발견되면 자궁내막암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자궁경부암처럼 정기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어 출혈 증상이 있을 경우 검사 방법이 까다롭고 통증도 발생하는 조직검사를 실시해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내막암은 유형을 명확히 구분해야 치료계획을 세우고 치료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전자의 변이나 특정 물질이 발현되는지에 따라 암의 유형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연구진은 고가의 유전자 분석이 필요한 기존 분류법 대신 의료현장에서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기 위해 앞선 연구를 통해 밝힌 ‘사이클린B1’ 바이오마커의 유용성을 확대 적용해 새로운 유형 구분 모델을 구축한 뒤 성능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선 연구 대상자였던 자궁내막암 수술 환자들의 각 유형 데이터에 추가해 환자들의 연령·키·체중 등 다양한 임상적 변수까지 넣어 사이클린B1 바이오마커가 나타나는 정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과 사이클린B1 점수를 바탕으로 한 모델이 최적의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환자의 체중 기준을 54.3㎏로 적용해 기준 이하일 경우 자궁내막암의 한 유형인 ‘POLE 변이’ 유형일 확률이 가장 높았고, 반대로 체중이 기준을 초과하면서 사이클린B1 점수는 1점 이하일 때 해당 유형에 속할 확률이 가장 낮았다.
김기동 교수는 “이 연구는 체중과 사이클린B1 점수를 기반으로 ‘POLE 변이’와 ‘p53 wild’ 아형을 구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기존의 면역조직화학염색으로 다른 유형에 속할 가능성은 배제된 환자 중 체중이 54.3㎏ 이하인 환자라면 유형 확인을 위해 POLE 변이 유전자 검사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