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치 후보군 면담 위해 출국
“편안하고 즐겁게 축구할 수 있어야”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55)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자리에서 “감독으로 선임되면 보통 취임 기자회견으로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먼저 유럽 출장을 가게 됐다”며 “이번 유럽 출장에서 2년 반 동안 대표팀을 도울 외국인 코치 선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뒤 13일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정식 감독이 됐다. 홍 감독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해 포르투갈 등에서 다수의 외국인 코치 후보군을 면담하고 선임 절차를 밟게 된다.
홍 감독은 “이분들이 갖고 있는 축구에 대한 철학과 비전, 그리고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 등을 감독인 내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면서 “현대 축구의 핵심은 분업이다. 코칭스태프의 역할을 세분화시키고 전문성을 끌어내는 게 내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껏 많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인 코치들과 관계를 조율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출장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대표팀만의 문화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에서 일어난 내분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옛 경험을 생각하더라도 (축구적인 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경기력 외적인 부분은 그렇지 않다”면서 “대표팀 규율이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팀에 오면 편안하고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축구 철학에 대해선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과 관련해선 “많은 분들의 걱정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거센 비난 속에서 홍 감독은 일단 감독일을 시작했고, 유럽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