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이냐 ‘꼬마 이악쟁이’ 안창옥이냐…뜀틀에서 펼쳐질 뜨거운 남북대결, 승부는 기량보다 컨디션

2024.07.23 15:12

북한 안창옥(왼쪽)이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국제방송센터(IBC)에 마련된 파리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훈련장에서 첫 훈련에 나서고 있다. 파리 | 연합뉴스

북한 안창옥(왼쪽)이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국제방송센터(IBC)에 마련된 파리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훈련장에서 첫 훈련에 나서고 있다. 파리 | 연합뉴스

한국 기계체조의 간판스타인 여서정(22·제천시청)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메달이 기대되는 선수다. ‘도마 공주’로 불리는 그는 체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와 함께 도마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그런데 여서정이 콕 찝어 경계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북한의 안창옥(21)이다. 여서정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안창옥 선수를 찾아봤더니 (도마 종목을) 잘하는 것 같았다”며 “내 기술 난도가 안창옥보다는 낮지만, (연기의) 깨끗함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안창옥은 여서정이 부상으로 건너 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도마와 이단평행봉에서 2관왕을 달성한 다크호스다. 2019년 성인 무대에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10~20위권으로 메달과 거리가 있는 선수였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매섭게 발전하고 있다. 안창옥은 여서정처럼 도마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올해 월드컵 시리즈에 4번 참가해 2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옥의 강점은 뛰어난 공간 감각이다. 도마에서 순간적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라 난도 높은 동작을 펼친 뒤 착지하는 동작이 일품이다. 악착같은 근성도 갖추고 있어 첫 올림픽에서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낮다. 북한의 선전매체 ‘내나라’는 지난해 12월 안창옥의 성장 과정을 조명하면서 ‘꼬마 이악쟁이(악착스러운 성격을 가진 사람)’라고 평가했다.

여서정(왼쪽)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면서 아버지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서정(왼쪽)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면서 아버지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전통적으로 도마에 강세를 보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리세광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홍은정이 유명하다. 북한은 안창옥이 두 선수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조계에선 여서정과 안창옥의 승부가 기량보다는 컨디션에 달렸다고 전망하고 있다. 여서정이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인 ‘여서정’(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를 비틀어 착지하는 기술)까지 갖고 있어 실력에서 앞서지만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서정의 아버지이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는 “(딸이) 어깨, 관절 등 여러 부상으로 서정이가 고전하다가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라며 “부상만 없다면 메달권은 이번에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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