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닿을 것만 같았던 올림픽 메달이 저만치 멀어졌다. 우하람(26·국민체육진흥공단)의 세 번째 올림픽은 눈물과 함께 끝났다. 지금껏 선수 생활을 하며 경기가 끝난 뒤 단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그였다. 우하람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1~6차 시기 합계 374.15점을 얻어 12명 중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하람은 경기 중반부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3차 시기, 정면을 보고 뛰어올라 공중에서 네 바퀴 반을 회전하고 입수하는 난도 3.8의 연기를 펼쳤으나 입수 동작이 매끄럽지 않아 45.60점을 받는 데 그쳤다. 준결선에서 79.80점을 획득한 종목이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연기를 하지 못한 우하람은 간신히 꼴찌를 면한 등수로 파리 대회를 마무리했다.
우하람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경기 끝나고 한 번도 운 적 없는데, 오늘은 눈물이 났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 세계선수권(4위)과 도쿄 올림픽(4위)을 통해 손만 뻗으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렇게 저조한 성적이 나와 아쉽고, 다시 ‘멀어졌구나’라는 감정도 느꼈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우하람은 오랜 기간 한국 다이빙의 자존심을 지켜온 선수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선수 최초로 결선 무대를 밟았고, 2020 도쿄 땐 결선에서 4위를 기록했다. 파리에선 3회 연속 결선 진출을 이뤄냈다. 우하람은 그러나 올림픽 메달에 근접했던 선수로 남고 싶지 않다. 그는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니까 배가 부르지 않다”며 “순위도 많이 낮고, 메달권과는 많이 멀었다.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우하람은 핑곗거리를 찾지 않았다. 사실 그는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던 도쿄 대회 이후 허리 통증 등 부상 때문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여파로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 불참했고, 이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예선 탈락했다. 우하람은 부상이 이번 대회 성적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부상 때문에 과정이 부족했을 순 있다”면서도 “저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통증을 참으며 훈련한다. 부상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하람은 파리 올림픽을 돌아보며 “고득점을 받기 위해선 신체적으로 많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것 같다”며 “이번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다음 대회에서 더 높이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우하람은 3년 새 저만치 멀어진 메달을 향해 다시 4년을 나아간다. 2028 LA, 나아가 2032 브리즈번 올림픽까지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하람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충분히 다시 올라설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올림픽이란 무대만 꿈꾸며 훈련했다. 운동을 하는 한 계속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