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소득 0.8% ‘찔끔’ 증가···소득수준별 격차는 더 커졌다

2024.08.29 15:09

정부가 추석 민생안정대책 시행안을 발표한 2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정부가 추석 민생안정대책 시행안을 발표한 2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올 2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하며 한 분기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끈 가운데,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소득수준별 격차는 커졌다.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적자 살림’ 가구도 2년 연속 증가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8% 느는데 그쳤다. 실질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내수 부진 등 영향으로 실질 사업소득이 1.3% 줄었다.

소득 분위별로 증가율 격차가 컸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소득(1065만2000원)이 1년 전보다 5.1%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 1분위 가구 소득(115만9000원)은 같은 기간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만 놓고 보면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1분위 가구 근로소득(24만3000원)은 전년 대비 7.5% 감소했고, 5분위 가구 근로소득(739만1000원)은 8.3% 증가했다.

1분위 가구는 사업소득(11만8000원)도 전년 대비 12.6% 줄어 전체 분위 중 가장 감소폭이 컸다. 다만 기초연금 등 이전소득(77만2000원)이 10.5% 증가해 감소분을 메꿨다. 사회복지적 성격이 강한 이전소득 증가분을 빼면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사실상 뒷걸음질한 셈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분위 간 이동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1분위 가구의 상용근로자로 일하다 임시직 근로자로 근로 형태가 달라지는 추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분기 가계지출(381만1000원)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했다. 이 중 소비지출(281만3000원)은 4.6% 늘었다. 2022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앞질렀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1.8% 늘었다. 이 중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는데 실질 지출액은 0.9% 줄었다. 더 많은 돈을 내고도 1년 전보다 살 수 있는 품목은 줄었다는 의미다.

소득 분위가 높을수록 지출 증가 폭도 컸다. 5분위의 경우 소비지출액(487만3000원)이 1년 전보다 6.8%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17.6%), 의류·신발(12.2%), 교통(12.0%)에서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아파트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주거수선비가 늘고, 자동차 구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1분위(125만2000원)와 2분위 소비지출액(183만2000원)은 각각 1.9%, 2.4% 늘어나는데 그쳤다.

적자살림 가구도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396만4000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그러나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은 23.9%로 0.9%포인트 늘어 2분기 기준 2년 연속 증가했다. 1분위 가구 중 절반 이상(54.9%)은 적자살림을 꾸렸다.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