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이종호, 도이치 수사 시작되자 40차례 통화·문자”

2024.09.23 23:10 입력 2024.09.24 00:30 수정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서 1심과 항소심에서 연거푸 유죄 판결을 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020년 9~10월 김건희 여사와 한 달간 총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2020년 9월23일~10월20일 김 여사와 이 전 대표가 약 40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통화가 집중된 시기는 검찰이 이 사건을 고발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하던 때다.

김 여사는 검찰이 황 전 국장을 소환 조사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후 5시13분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날 총 세 차례 통화하고 한 번 문자를 주고받았다. 다음 날에도 두 사람은 총 10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황 전 국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당일인 9월25일에는 총 9차례 연락했다. 이들 사이에 일주일 동안 오간 연락은 총 36차례에 달한다.

또 국회의 검찰 대상 국정감사 전인 10월5일과 6일에 세 번 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에 대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다음 날인 10월20일에도 한 차례 통화했다.

김 여사가 먼저 연락한 횟수는 25차례, 이 전 대표가 먼저 연락한 횟수는 15차례였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2단계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법원은 블랙펄인베스트가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의 업무용 노트북에서는 ‘김건희.xls’ 파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VIP’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들이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단순히 계좌만 빌려준 ‘전주’ 역할에 그친 게 아니라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을 키우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권오수 전 회장이 ‘김건희 여사가 계속 전화해서 물어보는데 당신이 좀 알려주라’고 했었다”며 “그 뒤 모르는 번호로 ‘김건희입니다’ 하면서 전화가 왔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여사와의 통화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JT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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