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위의 반란’…마법은 계속된다

2024.10.02 22:37 입력 2024.10.02 22:41 수정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b>두산 타선 잠재운 쿠에바스</b> 프로야구 KT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타선 잠재운 쿠에바스 프로야구 KT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에 1회에만 4점 뽑아내 승리
쿠에바스는 6이닝 무실점 호투
상위 시리즈 진출 ‘첫 5위팀’ 도전

가을만 되면 ‘마법’을 부리는 KT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BO리그 최초의 역사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KT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전날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를 4-3으로 가까스로 꺾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승선한 KT는 기세를 이어 시리즈를 2차전까지 끌고 갔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팀 마스코트가 ‘마법사’임을 다시 떠올리면서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한 번쯤은 가야 하는데 우리가 ‘마법사’ 팀이지 않나. 항상 최초의 기록을 가져왔다. 좋은 기운을 받아서 가고 싶은 생각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T는 ‘최초’의 역사를 여럿 썼다. 2021년 단일리그 기준 최초였던 1위 결정전에서 삼성을 꺾고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동안 10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역시 시즌 중반까지도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순위 결정전을 통해 5위에 오르며 5년 연속 가을야구 합류에 성공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이 1무 이상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 직행이기 때문에 한 번도 5위 팀이 상위 시리즈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러나 KT는 ‘마법’ 같은 기적을 쓸 태세다.

여러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던 상황을 모두 이겨냈다. 두산 선발 투수는 곽빈이었다. 올시즌 KT가 가장 어려워했던 상대다. 15승(9패)으로 올해 정규시즌 다승왕을 차지한 곽빈은 KT를 상대로 6경기 5승무패 평균자책 1.51로 너무 강력했다. KT가 사실상 곽빈의 다승왕에 큰 몫을 했다.

하지만 가을의 KT는 ‘천적’에게도 강했다. 1회부터 몰아붙였다. 선두타자 김민혁의 볼넷과 멜 로하스 주니어의 좌전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장성우의 좌전 적시타,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 오재일의 우전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졌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배정대가 중전 적시타로 4번째 득점을 이끌어냈다.

타선에서 뽑아준 4-0의 리드를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지켜냈다. 지난달 27일 키움전 이후 4일 쉰 다음 나선 것이었지만 짧은 휴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2021년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 이틀 휴식 후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지난해에는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한 뒤 3일 휴식 후 4차전에 다시 나오는 저력을 보였다.

1회말 2사 2·3루의 위기를 극복한 쿠에바스는 2회부터 5회까지 2명의 출루만 허용했다. 6회에는 1사 1·3루의 실점 위기에서 두산 4~5번 타자인 김재환과 양석환을 삼진 아웃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최고 150㎞의 공을 뿌리며 6이닝 4안타 무사사구 9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T는 ‘끝장 승부’에 대비해 선발 자원인 고영표까지 대기시켰지만 쿠에바스의 호투 덕분에 투수 카드를 아낄 수 있었다.

반면 두산은 믿었던 선발 곽빈이 무너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곽빈은 1이닝 5안타 2볼넷 1삼진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조던 발라조빅이 4이닝 1안타 무사사구 6삼진 무실점으로 선전했지만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두산으로서는 양의지가 쇄골 부상으로 제 활약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안타 수는 KT와 6개로 같았지만 고비 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를 2차전은 3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 선발은 최승용, KT 선발은 벤자민으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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