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감사 “법카 사용 내역 밝혀라” 요구에…‘내역 없다’는 축구협회

2024.10.10 21:35 입력 2024.10.10 21:37 수정

관련 포털에 ‘빈 파일’ 올려…강유정 의원 “허위 공시 가능성”

대한축구협회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밝히라는 대한체육회 감사 지적에 “사용 내역 없음”이라고 공시한 사실이 10일 드러났다. 거짓 답변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9월13일부터 15일까지 축구협회에 대한 정기종합감사를 진행했다. 2023년도 감사 기본계획을 근거로 2019~2022년 축구협회가 수행한 기관 운영, 주요 사업, 예산 집행 실태 등을 점검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8월27일 ‘최종 시정 및 처분요구서’를 축구협회에 전달했다. 대한체육회는 “공시 항목 가운데 임원의 업무추진비 집행 및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누락돼 있어 이를 공시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개월 이내에 처분 결과를 대한체육회에 회신하라고 지시했다.

축구협회는 아직 대한체육회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강 의원이 ‘최근 3년간 업무추진비 및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축구협회에 요구했지만, 축구협회는 “임직원들의 개인 동선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가 관리하는 스포츠지원 포털 시스템에는 관련 내용을 공시하며 ‘임원 업무추진비 및 법인카드 사용 내역’ 항목에 ‘사용 내역 없음’이라는 제목의 엑셀 첨부 파일을 게재했다. 강 의원 측이 확보한 엑셀 파일엔 아무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강 의원 질의에 “감사 대상 단체장이 조치 요구를 회피, 지연, 부진, 조치 미흡 등 불성실하게 대응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규정에 따라 행정·제도·재정적으로 가능한 제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축구협회가 금방 들통날 거짓 해명을 반복하는 가운데 허위 공시까지 했다”며 “반복되는 거짓 해명으로 협회를 조롱거리로 만든 정몽규 회장과 임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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