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공항에 가면 괜히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난다는 일은 그렇게 특별한 기분이죠. 캐리어를 끌고 대열을 갖춰 줄줄이 걸어가는 승무원, 활주로에서 경광봉을 흔드는 정비사, 멋진 제복을 차려입은 파일럿의 모습도 구경거리입니다. 꼬마 시절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에어쇼’에 간 기억도 떠오르네요. 한때 비행기를 몰아 보는 꿈을 꾸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항공사 직원들의 열정과 사랑을 다룬 일본 드라마 <굿 럭!!>을 소개합니다.
신카이 하지메(기무라 타쿠야)는 전일본공수(ANA) 국제선 부조종사입니다. 어릴 적부터 파일럿의 꿈을 키웠습니다. 언젠가 캡틴(기장)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신카이는 어느 날 비상상황 때문에 조종간을 잡습니다. 신카이의 착륙을 두고 정비사 오가와 아유미(시바사키 코우)는 “형편없다”고 빈정대고, 감사관 코다 카즈키(츠츠미 신이치)는 “아마추어 이하”라고 혼쭐을 냅니다. 신카이는 이들과 티격태격하며 파일럿으로서 점점 성장합니다.
한국에선 한때 ‘김탁구’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기무라 타쿠야는 일본의 ‘국민 배우’라고 할 만하죠. 2003년 작품인 <굿 럭!!>에선 ‘김탁구’의 전성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선두에서 힘차게 끌어가는 것도 기무라의 매력입니다. 엉뚱하지만 솔직하고 거칠지만 대범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합니다. 시바사키 코우와의 호흡도 ‘달달’합니다. 참고로 1990년대 이후 민방 평균시청률 1~5위 작품(1위 <HERO>, 2위 <뷰티풀 라이프>, 3위 <러브 제너레이션>, 4위 <굿 럭!!>, 5위 <롱 베케이션>)의 주연 배우는 모두 기무라 타쿠야입니다.
서사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꿈을 향해 직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 어쩔 수 없이 함께 설레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 가슴 아린 사연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 클리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법 설득력이 있네요.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무겁고 거대한 비행기를 하늘에 띄운다는 자부심은 뿌듯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방영된 지 20년이 넘은 일본 드라마인 만큼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 점은 아쉽습니다.
<굿 럭!!>은 TBS가 ‘1990년대 이후 민방 평균 시청률 1위’ 기록을 후지TV의 <HERO>에 빼앗기자 1위를 되찾으려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제작한 드라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무라 타쿠야와 시바사키 코우를 비롯해 출연 배우부터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나리타 국제공항과 전일본공수 여객기를 배경으로 꼼꼼한 고증을 거쳐 만들었어요. 결국 시청률 1위를 탈환하지는 못했지만 평균시청률 30.6%, 최고시청률 37.6%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엔딩곡 ‘라이드 온 타임’(Ride on time)은 ‘일본 시티팝의 대부’라고 불리는 야마시타 타츠로가 작사·작곡한 명곡으로 쫀득쫀득한 멜로디가 일품입니다. 오가와를 연기한 시바사키 코우가 부른 버전도 있어요. 저는 이 노래를 반복해 들으면서 이 기사를 썼습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권해드립니다. <굿 럭!!>은 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탁구의 매력 지수 ★★★★★
인생은 직진 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