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 사흘 전 ‘상권 활성화 행사’
행사 주최 동구, 안전관리계획 수립 없이 진행
시민들, 경찰에 도움 요청 등 신고···공연 중단
광주광역시 충장로 상권을 살리기 위해 열린 행사에 예상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관할 지자체의 인식과 대응이 안일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난 26일 동구 충장우체국 앞에서는 일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충장상권 르네상스 라온페스타’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장에서는 인공 눈을 뿌리는 이벤트와 함께 ‘K-POP 충장스타’이름의 춤 경연대회가 펼쳐졌다.
다양한 볼거리로 시선을 끌다 보니 행사장 앞 도로는 많은 인파로 병목 현상이 빚어졌다. 애초 500명 정도가 찾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최 측 추산 700여명이 모였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보행자와 관람객이 뒤엉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행사 진행 담당자에 행사 중단을 요청했다. 주최 측도 행사를 더 진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예정돼 있던 공연을 취소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또다시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500명 이상 모이는 행사에는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주최 측인 동구는 그동안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구 관계자는 “별도의 안전관리계획은 마련하지 않았지만 자체 안전관리대책에 따라 행사를 중단했다”며 “전문 안전관리 요원 등을 추가 배치하는 등 안전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