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포로부 “북한군, 죽고 싶지 않다면 항복해야”
젤렌스키 “새로운 장 열린 전쟁…국제사회 더 목소리 내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 수용 작전의 이름을 붙이고, 이들을 지휘할 러시아군 소속 사령관을 임명하는 등 본격적으로 운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NHK 방송은 3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 부대 수용 작전을 ‘프로젝트 보스토크(동방 계획)’라고 이름 짓고, 러시아군 소속 사령관을 부대의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부대를 지휘할 책임자는 2020년부터 러시아군 정예 공수부대인 제76 근위대공중강습사단 사령관을 맡아 시리아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러시아는 북한군 부대를 어디에 배치할지 등 북한과 긴밀하게 협력해 운용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이어져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에게 투항을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포로부 대변인 비탈리 마트비옌코는 이날 NHK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 북한군에게) 죽고 싶지 않다면 항복해야 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북한군이 최전선에 배치되면 항복을 촉구하는 한국어 전단을 공중에서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비옌코 대변인은 “러시아는 전투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나라를 전쟁에 휘말리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작은 위협일 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군이 생포될 경우 러시아에 억류돼있는 우크라이나 군인과 교환하기 위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트비옌코 대변인이 애초 러시아군을 주요 대상으로 운영해온 투항 핫라인 프로젝트 ‘살고 싶다’에는 지난 23일 북한군에게 투항을 촉구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투항한 북한군에겐 고기가 포함된 하루 세끼와 따뜻한 쉼터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위협을 강조하며 서방 등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북유럽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 중인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영토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서방 동맹국,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신흥국 및 개도국)와 중국의 목소리가 지금 있어야 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며 “나는 그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쟁에서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