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리’와 ‘파래’ ‘고춧잎’ 등이 영양이 높을 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먹거리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자연기금(WWF)은 국내 식재료의 환경적 영향과 소비 현황, 영양적 가치를 고려해 선정한 52개의 지속가능한 식물성 식재료를 담은 ‘K-퓨처푸드(K-Future Foods: 한국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보고서를 31일 공개했다. WWF는 서울대 산학협려단, 이마트 등과 함께 식재료별 생산 및 소비 데이터,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 이용량, 물 사용량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자료, 영양 성분 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생물다양성, 영양 밀도, 한국인의 식문화 수용성, 가격 적정성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2개의 식재료를 선정했다.
곡류인 귀리와 수수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 균형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콩류인 대두는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 분석됐다. 브로콜리와 늙은호박은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물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 부담이 적은 식품으로 꼽혔다.
WWF는 파래, 톳, 미역 등의 해조류에 대해서는 수중 환경 정화에 기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뛰어나 기후변화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식품의 영양소별 1일 권장량을 백분율로 환산한 결과 영양 순위가 높은 식재료 5가지로는 시금치, 고춧잎, 귀리, 들깻잎, 무청이 꼽혔다. 특히 부산물로 여겨져 잘 먹지 않는 고춧잎은 52개 식재료 중 미역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칼슘 함량을 포함한 천연 칼슘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WWF는 식량은 일상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요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량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7%를 차지한다. 또 식량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담수의 양은 인류가 사용하는 전체 담수의 약 70%에 달한다. 식량 생산을 위한 동식물 서식지 파괴는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WWF는 특히 식량 생산과 소비의 75%가 쌀, 밀, 옥수수 등 12가지 주요 작물과 일부 동물에 집중되어 있는 탓에 영양 불균형 문제와 토양 고갈, 병충해 취약성 증가 등이 발생하고, 식량 생산 시스템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