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지만 내수 측면에서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한번 더 내릴지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미국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짙었으나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미국 GDP 성장률은 2.8%(속보치·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 성장률(3.0%)보다 하락했고 전문가 예상치(3.1%)보다 떨어졌지만 분기에 3%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연착륙’ 신호를 보인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내수다. 개인(민간) 소비는 전기보다 3.7% 증가했다. 2분기 2.8%에 비해 0.9%포인트 상승했고 지난해 1분기(4.9%) 이후 최고치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2.46%포인트로 성장률 대부분을 민간 소비가 끌어올린 것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순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앞으로 4분기에 미국의 대대적인 쇼핑 시즌이 남아있다는 점도 소비가 계속 상승 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전미소매업협회(NRF)가 지난 22일 공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 동안 1인당 902달러 가량의 지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인당 25달러 더 높은 수준으로 2019년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내구재와 비내구재 고르게 상품 소비가 늘었고, 서비스 소비도 양호하며,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도 상승했다”며 “완만한 소비 둔화와 제조업 반등 가능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2%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0.5% 인하라는 ‘빅 컷’ 이후 시장을 비롯해 연준 이사들 사이에서도 향후 금리 동결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이날 기준 시장 참여자들의 기준금리 예측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0.25%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이 96%로 나타났다. 한달 전만 해도 0.25% 인하는 65%대였으나 시장의 기대심리가 옮겨간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노동시장 불균형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어 고용시장 냉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며 “추가 빅컷은 아니지만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사이클에 힘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 천천히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 연준의 11월 FOMC는 11월 6~7일(현지시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