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올리는 ‘역주행’ 금리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폭등하는 가계대출 고삐를 조이기 위해 은행을 압박한 데 따른 것이지만, 가계 입장에선 대출금리 부담이 커지고 은행은 이자장사로 이익이 커지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9월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734%포인트로 전월(0.57%포인트)보다 더 확대됐다. 이 수치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 햇살론15, 안전망 대출Ⅱ,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만 집계한 것이다.
은행별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 1.05%포인트, 국민은행 0.98%포인트, 하나은행 0.68%포인트, 신한은행 0.53%포인트, 우리은행 0.43%포인트 순이다.
올해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1월 0.822%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뒤 5월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0.7%포인트대를 유지했다. 이후 6월 0.51%포인트, 7월 0.43%포인트로 떨어졌다가 8월 0.57%포인트, 9월 0.73%포인트로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에는 이익이, 가계에는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예대금리차가 커진 건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를 크게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20조원 넘게 급증한 가계부채에 급제동을 걸면서 은행권은 대출 수요를 조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 반면 예금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기 전부터 하락요인이 반영돼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3.938%에서 0.19%포인트 상승한 4.128%였다.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3.368%에서 0.026%포인트 인상에 그친 3.394%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