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역내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러 외교장관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동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북한이 핵전력 강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 후 이처럼 말했다.
최 외무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우리에 대한 미래의 위협과 도전을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 현대적인 핵 대응 태세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라도 핵전력 강화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을 확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이 최근 한반도 안보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며 언제든지 폭발적인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외무상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는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러시아군과 국민이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반드시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승리의 날까지 항상 러시아 동지들 편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대, 안보 기관 사이 매우 긴밀한 협력이 이뤄졌다”며 “이를 통해 두 나라의 시민을 위한 중요한 안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원칙적 입장에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보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파병 문제와 미국 대선에 대한 공동 대응 등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담에 앞서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은 모스크바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을 찾아 1949년 김일성 주석의 소련 방문을 기념하는 명판 제막식에 함께 참석했다.
최 외무상은 러시아 공식 방문을 위해 지난달 28일 평양에서 출발해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