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뱅이 마을, 22일까지 ‘재난복구 감사 예술제’
45명 피해 주민 등 인터뷰 담은 ‘스토리 북’도 발간
권선필 위원장 “재난에서도 살아나갈 지혜 배워야”
올여름 기록적인 수해를 입은 대전 정뱅이 마을에서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예술제가 열렸다.
3일 ‘정뱅이 마을 재난복구 감사예술마당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정뱅이 마을에서 ‘물길이 열어 준 희망 씨앗: 이야기 조각들’을 주제로 한 ‘재난복구 감사 예술제’가 22일까지 개최된다.
준비위는 권선필 위원장(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과 마을 주민 등으로 구성됐다. 권 위원장은 “‘왜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희망의 씨앗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슬픔과 고통의 응어리를 풀어내고, 수해 복구에 도움을 주신 분들과 함께 아픔을 희망으로 치유해보는 예술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예술제 첫날인 지난 2일에는 여상희·이종국·김윤경숙·박정선·이재현 작가와 마을 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 ‘설치미술 개막식’이 열렸다. 마을의 역사와 재난 상황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권 위원장은 “지난 7월 10일 새벽 무너진 제방으로부터 들이닥친 흙탕물이 마을을 뒤덮었고, 물은 순식간에 지붕 끝까지 차올라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며 “이후 주민들은 흙탕물로 얼룩진 벽과 방바닥을 닦아내면서 세간살이를 장만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일에는 정뱅이 마을 경로당에서 재난 스토리 북 <우린 지금, 나아가는 중입니다> 출판기념 북 토크도 개최한다. 대전지역 마을활동가 14명이 수해 피해 주민 45명을 인터뷰한 내용이 담겼다.
책의 주된 내용은 재난 전개 과정에 따른 피해 주민의 심리적 변화와 행동, 복구 과정에서 나타난 협력과 갈등 등이다. 예술제 마지막 주에는 ‘편경열 밴드’ 초청 공연 등이 열린다.
권 위원장은 “피할 수 없는 재난 속에서도 살아나갈 지혜를 배워야 한다”며 “이번 예술제를 통해 주민들이 결속력을 다지고 화합해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길 바란다”고 했다.
대전지역에는 지난 7월 8일 오후 5시부터 10일 오전 5시까지 156.5㎜(누적 강수량)의 많은 비가 내렸다. 당시 정뱅이 마을 전체가 침수되며 27가구 주민 36명이 고립됐다.
권 위원장은 지난 7월 10일 집중호우로 정뱅이 마을이 고립되자 ‘1인승 카약’을 직접 몰아 주민들을 구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명예 의인’으로 지난달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