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고려시대 주요 관청 건물들 추정”
영산강 유역의 대표적 고대 유적지인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고려시대의 관청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의 터, 기와 등이 또 발굴됐다.
지난해 발굴조사에 이어 올해 조사에서도 여러 건물지를 비롯해 고려시대 당시 복암리 일대의 행정 지명인 ‘회진현’(會津縣)이 새겨진 명문 기와 등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마한 시기는 물론 백제를 비롯한 삼국시대의 유물, 유적이 확인된 고대 유적지인 나주 복암리 일대가 고려시대에도 이 지역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올해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의 주요 관청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다량의 기와를 새롭게 확인했다”며 “6일 오후 발굴현장에서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행정 지명인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 글자가 새겨진 고려시대 기와를 비롯해 건물지, 백제시대 기와 등을 확인해 주목 받았다. 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올해 발굴조사에서는 모두 3동 이상의 건물지를 확인했다”며 “두꺼운 선 모양으로 주로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무늬인 태선문 기와, 청자의 다리 모양이 둥근 형태로 11세기에 주로 제작된 해무리굽 청자, 상감청자 등의 유물도 발굴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이에 따라 “백제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나주 복암리 유적 일대에 관청 등 중요 시설이 자리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며 “특히 출토 유물들로 볼 때 건물지는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중기까지 사용된 건물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물지들 가운데 ‘2호 건물지’는 적심과 초석이 설치됐으며, 정면 10칸, 측면 2칸, 길이 약 20m에 이르는 대형 건축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지들에서는 ‘회진현관초’를 비롯해 ‘대장표명’ 등이 새겨진 다량의 명문기와도 나왔다. 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이러한 명문기와가 확인되는 것으로 볼때 관청 자재용 물품으로 보인다”며 “이 일대가 당시 지역을 관할하는 관청지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외곽에서는 석재를 2단으로 쌓고 그 위에 기와를 설치한 시설도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 시설은 현재 조사된 건물지보다 더 높은 곳에 건물을 설치하기 위한 기단으로 보인다”며 “건물지 주변에 훨씬 더 많은 건물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어 “역사서 <삼국사기>에 따르면, 회진현이라는 명칭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 처음 등장해 고려 때까지 사용됐다”며 “지금까지 뚜렷한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그 실체가 불분명했지만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주요 관청 건물지가 확인돼 보다 입체적인 고려 시대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